과적으로 몸살 앓는 이순신대교…무인단속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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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04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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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와 광양을 잇는 이순신대교 도로가 누더기가 됐다. 사진은 지난해 전면 재포장하기 전 모습.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전남 여수와 광양을 잇는 이순신대교가 과적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교 시설물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우려에 따라 설치된 무인과적단속기가 현행법에 가로막혀 사실상 무용지물인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2013년 2월 개통한 이순신대교는 하루 1만6000여대의 차량이 통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탱크로리와 트레일러 등 대형화물차 통행량이 약 5000여대로 전체 통행량의 3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순신대교는 주탑 간 거리가 먼 현수교의 특성 상 과적운행을 해서는 안 되지만 대형차량의 과적 및 과적으로 인해 도로 포장의 밀림·균열이 발생, 단속 등 통행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특히 개통 이후 크고 작은 아스팔트 패임 현상을 보이다 개통 1년이 지난 지난해에는 70여억원을 들여 전면 도로 재포장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은 지적 때문에 전남도는 이순신대교 양 방향에 각 한 대씩의 무인 과적단속기를 설치해 단속을 실시해 왔다.

올 상반기 총 중량 40t을 넘겨 무인 단속기에 적발된 과적 차량은 무려 2만6000대에 달한다. 총 40t이 최대 무게지만 오차범위 10%를 인정해 실제 단속 중량인 44t을 넘긴 차량만 6000여대가 이른다.

문제는 이처럼 많은 차량이 무인 과적 단속기에 적발이 됐지만 정작 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받은 차량은 단 한 대도 없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무인 단속기는 행정처분의 법적 효력이 없기 때문이다.

해당 지자체는 무인 단속기의 적발 내용을 토대로 운전자에게 계고장을 보내고 있지만 이는 말 그대로 과태료 부과가 아닌 단순한 계고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속적인 과적 근절을 위한 무인단속 도입에도 불구하고 일부 화물 기사들이 무용지물인 것을 이미 알고 있어 고의적이고 상습적인 과적 운행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수억원의 세금이 들어간 비싼 장비가 제 구실을 못하면서 전남도는 고육지책으로 여수, 광양시 등과 함께 매주 2차례씩 이동식 과적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현행 무인단속기는 시스템 자체 오차가 있어 무인과적 단속 관련법 개정이 국회에 계류 중에 있다"며 "내년도쯤 단속 시스템 기준이 마련될 것으로 보이지만 만약 국회 통과가 안 될 경우 국도에 설치된 저속과적단속 시스템이라도 설치해서 원천적으로 과적을 근절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10t짜리 화물차 한 대가 지나가면 승용차 7만대가 지나간 만큼 도로가 손상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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