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사랑 "연기 그만둘까 생각했을 때 은동이가 잡아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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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0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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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사랑 인터뷰.[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신원선 기자 = 시청자의 뜨거운 관심 속에 종영한 '사랑하는 은동아'에 출연해 아날로그 사랑의 정수를 보여준 김사랑(37)을 7월 마지막 날 서울 가로수길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났다. 커다란 통기타를 들고 '로망스'를 연주하는 그녀의 모습은 서정은(지은동) 그 자체였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아직도 실감나지 않아요. 지금도 현장에 가서 촬영해야 할 것 같고, 제 주변 사람들은 저를 아직도 은동이로 부르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아요. 당분간은 원하지 않아도 은동이로 살아야겠죠?(웃음)"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 이후 4년이라는 긴 공백기를 깨고 대중 앞에 선 그녀가 선택한 장르는 감성 멜로다. 쉽게 사랑하고, 헤어지는 현대식 사랑과는 180도 다른, 20년 동안 한결같이 한 여자만을 사랑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를 그려낸 드라마다. 김사랑 역시 드라마 대본을 읽고 '이런 사랑을 실제로 하는 사람이 있을까?'라고 의구심을 가졌지만,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따뜻함과 순수함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판단하에 출연을 결심했다.

"드라마 속 첫사랑 이야기와 그림같은 장면을 보시면서 시청자가 힐링되기를 바랬는데, 오히려 서정은을 연기하면서 제가 힐링된 것 같아요. '사랑하는 은동아'는 제가 다시 연기할 수 있게 붙잡아준 작품이에요. 공백기에 다른 작품 제의도 몇 번 들어왔었어요. 하지만 최선을 다할 자신이 없었죠. 또 제가 찍고 싶은 작품은 막상 저에게 안 들어오더라고요. 딱 들어맞는 작품이 없었던 거죠. 그렇게 계속 시간은 흘러가고, 어느 날 불현듯 '연기자 생활을 그만둬야겠구나'라는 생각도 했어요. 그러던 찰나 '사랑하는 은동아'를 만난 거예요. 그리고 이렇게까지 사랑받을 줄 몰랐고요. 참 고맙고, 감사한 작품이에요."

김사랑은 지은호(주진모)의 대필작가 서정은(지은동)을 연기했다. 빗길 교통사고로 어린 시절 아름답던 추억과 사랑하는 사람과의 기억 전부를 잃어버린 여자다.

"기억이라는 게 100% 한번에 돌아오는 게 아니라서 늘 촬영장에서 오늘은 30%, 이번에는 50%, 80%... 스스로 감정의 깊이를 체크하면서 연기했어요. 눈 앞에 보이는 지은호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건 무의식적으로 알겠는데 기억이 없으니까 얼마나 초조하고, 기분이 묘하겠어요? 그런 느낌을 세분화하려고 노력을 기했어요."

배우 김사랑 인터뷰.[남궁진웅 timeid@]

처음으로 엄마 역할을 맡은 김사랑은 겪어보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 탓에 출연에 부담감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녀가 생각했을 때 최하점을 주고 싶은 장면을 꼽았다.

"극 중 라일이가 열이 나서 체온을 재는 신이 있어요. 열을 체크하기 위해서 이마에 손을 갖다댔는데 사실 아이가 아플 때 엄마들은 이마만 만져보지 않는다더라고요. 그때 '아, 내가 이 장면은 잘못 찍었구나' 깨달았고, 그 이후부터 라일이 어머니를 집요하게 관찰했어요."

현장에서 주진모와의 케미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잘어울리는 한쌍이었다고 말씀해주시는데 제가 생각해도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8회까지는 각자 따로 떨어져서 연기하다가 8회 때 처음 뵀고, 9회, 10회, 그리고 마지막 촬영 때 만난 게 전부거든요. 신기하죠? 극의 흐름에 맞춰서 각자 캐릭터와 동화됐기 때문에 은호와 은동이의 케미가 폭발한 것 같아요."

2000년 제44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로 데뷔해 벌써 방송생활 16년 차에 접어든 김사랑은 자신이 출연했던 다수의 작품 중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 KBS '이 죽일놈의 사랑'(2005)과 SBS '도쿄 여우비'(2008) 를 꼽았다. 대중에게 화려하고 섹시한 이미지로 각인된 그녀는 겉으로 보여지는 것보다 내면을 드러낼 수 있는 감성 연기에 매력을 느낀다고. 다음 차기작을 통해 변신을 보여준다면 심리 스릴러물에 출연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아직도 연기하는 김사랑은 많이 부족하죠. 저는 제 연기에 만족해본 적이 없어요. 최민식 선배님 정도 되어야 연기를 즐기면서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웃음) 그래도 예전에 비해서는 담대해진 편이에요. 나 자신을 다그치되, 주변 상황에 대해서는 '뭐, 그럴 수도 있지'하고 넘기기 시작했어요."

배우 김사랑 인터뷰.[남궁진웅 timeid@]

'사랑하는 은동아' 서정은으로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한 김사랑은 캐릭터로 사랑받고, 보호받는 기분이 처음이라며 작품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그리고 실제로 그녀는 앞서 열린 종방연 때 눈물을 보여 많은 이들의 관심을 샀다.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늦봄이에요. 봄과 여름 사이 푸릇푸릇한 새싹이 돋아날 때, 딱 그 시기에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 현장을 누볐는데 그 장면들이 전부 아련한 스냅사진처럼 남아있어요. 그리고 많은 도움주신 현장 스태프와 헤어진다는 생각이 드니까 만감이 교차하면서 눈물이 흐르더라구요. 다시 연기 열정을 느끼게 해준 '사랑하는 은동아' 감독님, 작가, 그리고 스태프 모두 잊지 못할 거예요."

시청자의 가슴 속에 서정은으로 남아있을 김사랑의 앞으로 행보가 주목된다.

"세월이 흘러도 정기적으로 대중 앞에 설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이렇게만 연기로 소통할 수 있다면 배우로서 더이상 바랄 게 없죠. 앞으로도 시청자와 공감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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