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오구라컬렉션, 일본에 있는 우리문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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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0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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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동양관 한국실에는 그 생김새가 특이한 <견갑형동기>부터 금관총 출토 귀걸이, 분청사기와 백자, 복식 등 다양한 장르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흥미로운 점은 진열장 유물의 절반 이상이 오구라컬렉션보존회에서 기증한 유물이라는 것이다. 오구라컬렉션은 오구라 다케노스케(小倉武之助, 1870~1964)가 한국에서 수집하여 반출해간 유물로, 1981년 오구라의 아들이 도쿄국립박물관에 기증할 당시, 한국문화재 수량은 1030건이었다.

 오구라는 어떻게 이처럼 많은 한국문화재를 수집할 수 있었던 것일까?

 국외소재문화재단(이사장 안휘준)이 일제강점기 오구라 다케노스케가 한국에서 문화재를 수집한 정황과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오구라컬렉션의 전모를 밝힌  '오구라컬렉션, 일본에 있는 우리 문화재'를 발간했다.  2013년부터 2014년까지 2년간 국내외 자료를 최대한으로 수집·분석하여 그 내용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먼저 오구라컬렉션은 개인이 수집한 해외소재 한국컬렉션 중에서도 양적·질적 측면에서 두드러진다. 컬렉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고고유물(557건)부터 도자, 회화, 공예, 전적, 복식 등 다양한 장르의 유물로 구성되어 있고 역사적, 예술적, 학술적으로 가치가 높은 유물들이 포함되어 있다. 오구라컬렉션 가운데 <금동관모>를 비롯한 8건은 일본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고, <견갑형동기>, <금동팔각당형사리기> 등 31건은 중요미술품으로 인정되었다. 이러한 중요성 때문에 우리 정부는 1958년 4차 한일회담 문화재위원회 회의에서 동 오구라컬렉션의 반환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오구라컬렉션이 사유재산이라는 이유로 반환을 거부했다.

 재단과 외부전문가들은 오구라컬렉션 목록 뿐 아니라 당대의 신문기사, 조사보고서, 경매도록 등을 분석하면서 오구라의 유물 수집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들을 발견하기도 했다. 부산 연산동 고분군 출토품은 1931년 도굴된 이후, 도굴꾼들에 의해 밀거래되었고 공식적인 발굴조사 후 고적조사보고서가 간행되었던 금관총 유물은 어느 시점에 오구라의 소장품이 되었다. 오구라컬렉션에 포함된 이러한 매장문화재는 불법부당한 문화재의 거래와 수집을 암시하고 있다.

 2년간의 조사결과를 엮은 이 단행본은 그 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오구라 다케노스케와 그의 컬렉션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관련 중요자료를 소개하고 있다. 더불어 일제강점기 일본인이 부당하게 수집한 문화재를 한일간 어떻게 풀어야 할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를 제공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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