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부-지자체, 中 버스사고 장례비·항공료 부담 놓고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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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05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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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TV 제공]


중국 연수 중 버스사고로 숨진 공무원들의 장례비와 유가족의 수습 비용을 놓고 행정자치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갈등을 빚고 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1인당 시신 운구 비용은 2000만원, 유가족의 항공료와 체재비는 180만원, 장례비는 6000만원 가량으로 추산됐다.

5일 행자부와 각 지자체, 지방행정연수원 사고수습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숨진 공무원 시신의 운구비용은 공무원 여비 규정에 따라 해당 지자체에서 부담하도록 한다는 방침이 이날 각 지자체에 전달됐다.

행자부는 지자체와 영상회의를 통해 운구 비용뿐 아니라 유가족 1인과 공무원 1인 등 사고 수습을 위해 중국으로 출국하면서 소요된 항공료와 체재비 등도 지자체가 부담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지자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행자부가 시신 운구비용과 유족 체재비 등과 관련해 애초 입장을 번복했다는 것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행자부는 사고 발생 직후 '운구비용과 유족 2명, 동행하는 공무원 1명의 비용을 정부가 부담하는 만큼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번 연수를 주관한 행자부 산하 지방행정연수원 사고수습대책본부 역시 지난 2일 브리핑을 통해 "중국 지안(集安) 버스 추락 사고자 가족당 2명씩 항공권과 체재비를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대책본부는 "사망자와 부상자 구분없이 해당 지자체 전담 공무원도 한 명씩 동행, 피해 가족들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일부 지자체는 이와 관련해 "정부가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에 비용을 전부 떠넘겨서는 안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지자체들이 각각 치르는 장례를 정부 주관의 합동 장례로 치르면 비용이 절반(1인당 3000만원)으로 줄어드는 것은 물론 애도 분위기 형성에도 낫다는 게 지자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사망한 공무원은 연수원 파견자 신분으로 넓게 해석하면 사실상 행자부 소속"이라면서 "그런데도 행자부가 지자체에 장례 진행 등을 강권하는 것은 정부 주관의 장례를 피하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교부금 등을 행자부로 받는 지자체는 당연히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장례를 치르겠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행자부 파견자나 연수원 피교육자에 대한 신분 확립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고수습대책본부는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논의를 진행 중인 만큼 내일쯤 비용 분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행자부와 지자체, 여행사, 사고대책본부가 각종 비용에 대해 협의를 시작했지만 구체적으로 분담 비율을 아직 정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일부 지자체의 불만은 공무원 여비규정을 잘 몰라서 나오는 반응"이라며 "정부가 모든 것을 부담할 수는 없는 만큼 여행사나 지자체 등과 협의해 비용을 정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일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에서 역사문화탐방 중 버스사고로 숨진 교육생 9명을 포함한 우리 국민 시신 10구가 6일 오후 1시께 인천공항을 통해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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