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중복·삼복 ‘劉 사퇴’ 발언에 새누리당 앞날 이중·삼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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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03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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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과유불급’.

당 지도부의 지나친 발언이 새누리당을 끝내 ‘자멸의 길’로 접어들게 하는 형국이다.

김무성 대표가 전날 ‘(유승민 사퇴 관련) 당분간 언론 인터뷰를 삼가 달라’며 의원들의 입단속을 당부한 지 하루 만인 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욕설과 고성, 막말이 오가는 ‘막장 드라마’가 연출되고 말았다.
 

김무성 대표가 전날 ‘(유승민 사퇴 관련) 당분간 언론 인터뷰를 삼가 달라’며 의원들의 입단속을 당부한 지 하루 만인 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욕설과 고성, 막말이 오가는 ‘막장 드라마’가 연출되고 말았다. [사진제공=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 이후 친박(친박근혜)계 대 비박(비박근혜)계로 나뉘어 ‘살얼음판’을 걷던 당 분위기는 이날 김태호 최고위원의 말 한 마디로 순식간에 쩍 하고 갈라졌다.

여권에서는 곪을 대로 곪았던 당 내홍이 이날을 기점으로 대폭발한 만큼, 내년 총선과 다음 대선을 둘러싼 당내 '파워게임' 또한 사실상 막을 올렸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의 막장 드라마는 예고편에 불과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더구나 친박계도 아닌 비박계로 분류되는 김 최고위원이 새누리당의 현 상황을 ‘콩가루 집안’이라고 언급하며 유승민 원내대표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가면서, 김 대표의 기분이 상할 대로 상해 버린 것이 문제다.

유 원내대표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고, 당청관계와 당내 갈등을 해결할 복안을 고민 중이던 김 대표로서는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대표 권한에 대한 ‘도발’로 여겼을 법하다.

실제 이날 김 대표는 서울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최고위원이) 한 번 (유승민 사퇴) 발언을 했으면 됐지 또다시 중복, 삼복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예의에 벗어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국으로 가지 않기 위해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 다루듯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그걸 못 참고 연일 그렇게 비판을 하느냐”고 불편한 심기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김 최고위원과 친구 사이로 알려진 김학용 대표 비서실장 또한 자신이 이날 욕설을 한 것도 그의 발언을 자제시키기 위함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계속 유승민 사퇴 발언한 것은) 전혀 (김태호 의원한테) 도움이 안 되거든. 한 번도 아니도 또 마이크 잡으니까…저러면 (김태호가) 완전히 가는데 하는 생각이 드니까…"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최고위 파행으로 촉발된 당내 갈등은 향후 당의 존립 기반을 흔드는 이중, 삼중고로 이어질 것이란 ‘최악의 시나리오’도 제기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날 당의 파행을 지켜본 민심이 ‘민생은 뒷전’‘정쟁만 일삼고 연일 소모전을 벌인다’며 싸늘한 반응이다.

더구나 내년 총선이 점점 가까워지면서 비단 친박, 비박뿐만 아니라 공천권을 둘러싼 정치인 개개인별 불만이 터져 나올 경우, 새누리당의 혼돈은 끝을 예단할 수 없어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설이 한때 불거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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