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스토리](10) ‘날개 달린 아이폰’을 만들다 - 이항 무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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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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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도부가 내세우는 ‘대중의 창업, 만인의 혁신’이라는 모토에 따라 대륙 젊은이들 사이에서 제2, 제3의 알리바바를 꿈꾸는 창업열풍이 불고 있다. 도전과 열정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중국 20~30대의 젊은 창업 DNA가 중국 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중국 창업스토리 코너에서는 지난 2012~2014년 포브스 중문판이 선정한 30세 이하 창업가 순위를 토대로 중국 20~30대 젊은 창업인을 소개한다.
 

슝이팡 CEO[그래픽=아주경제 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드론(소형 무인기)은 하늘을 나는 아이폰과 같다.’ 스마트폰에 어플을 다운받듯 무인기에 각종 어플을 탑재해 누구라도 손 쉽게 새로운 기능을 수행하도록 조종하게 한다는 의미다.

중국 무인기 기업 이항(億航 Ehang)지능기술유한공사 슝이팡(雄逸放) CEO가 꺼낸 말이다. 슝 CEO는 그 동안 일반인에게는 비교적 낯설게 여겨졌던 무인기를 친숙하게 만든 중국 상용 무인기 업계의 선구자라 할 수 있다.

이제 설립된 지 1년 남짓 된 이항은 '고스트'로 글로벌 드론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회사 설립 6개월 만에 기업 가치는 25배로 뛰었고 4~5명에 달하던 직원 수는 100명에 육박한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최고 무인기상의 영예도 안았다. 전 세계 상용 무인기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점유한 중국 다장(大疆 DJI)의 아성도 위협할 정도다.

해외 유학파 출신의 1989년생의 젊은 청년 CEO 슝이팡은 사실 ‘창업 DNA’를 타고 났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싱가포르 이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듀크대 MBA 석사를 마친 슝 CEO는 이항을 창업하기 전 이미 소셜커머스, 소셜데이팅 사이트 등을 만들어 운영해봤다.

해외 유학 후 중국으로 귀국한 그는 모형 항공기 애호가인 칭화대 컴퓨터학과 출신 후화즈(胡華智)와 베이징대 출신의 '영업귀재' 양전취안(楊鎭全)과 뭉쳤다. 지난 해 4월 광둥성 광저우에서 이항이 탄생했다. 그리고 한달 뒤 첫 모델 ‘고스트’를 발표했다.

드론 애호가들이라면 고스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이항의 고스트는 다장의 주력제품인 `팬텀` 시리즈와 커다란 차별화를 뒀다. 바로 간편함이다. 전 세계 최초로 무거운 조종기 없이도 누구나 쉽게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 드론을 가지고 놀 수 있도록 한 것.

고스트는 간단한 작동으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이용자가 지도상 A에서 B지역으로 이동경로를 짚어주면 저절로 날아가는 자동비행모드는 물론 추적 목표물을 정해주면 저절로 따라서 날아가는 추적비행모드 등 기능도 있다. 중국 모바일 지도앱 업체 오토네비와 손 잡은 결과다.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도 제공해 개인이 직접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무인기에 탑재할 수 있도록 했다.

슝 CEO는 누구나 스마트폰을 조작하듯 손 쉽게 무인기를 조작해 3~5년 이내로 모든 사람들이 드론 한 대씩을 소유하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게 목표다. 드론 시장의 혁신을 가져온 이항은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9월 열린 실리콘밸리 기술혁신 포럼(SVIEF)에서 애플 창업주 스티브 워즈니악도 고스트를 극찬했다.

투자자도 몰려들고 있다. 회사 설립 반년 만에 CGV 캐피털로부터 1000만 달러(약 111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앞서 중국 엔젤투자자 쉬샤오핑(徐小平)과 벤처투자의 달인 양닝(楊寧)의 투자금도 유치했다. 지난해 11월 이항은 미국 유명 클라우드 펀딩사이트 인디고고에 고스트를 올려 두 달 만에 약 2000명으로부터 약 85만 달러 투자도 유치했다. 설정액의 784%에 달하는 수준이다.

현재 고스트는 전 세계 70여개 국가에 수출되고 있다. 그만큼 이항은 글로벌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 스탠포드대, 하버드대, MIT 공대 등 캠퍼스 투어를 통해 대학생을 채용하고 시험 비행을 선보이고 있다.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실리콘밸리에 사무실도 열었다. 구글·아마존·고프로·DJI 등 글로벌 무인기 업체와 함께 소형무인기 연맹도 만들어 전 세계적으로 무인기 국제표준 제정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최근엔 세계적인 여성 속옷브랜드 빅토리아시크릿과 여성 전용 주문제작 ‘핑크 무인기’도 선보였다. 조만간 고스트에 소셜 네트워크 기능도 탑재해 드론 사용자 간 메신저 기능도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이항 전체 매출액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로 저조하다. 나머지는 모두 구미 지역으로 수출되고 있다. 아직 중국에서 드론이라는 개념은 여전히 생소한 탓이다. 특히 몇 만원짜리 ‘짝퉁’ 드론이 활개를 쳐서 수 십만원 대의 무인기를 선뜻 돈을 주고 사려는 사람도 적다. 중국인이 진정한 드론에 눈을 뜰 때 이항은 더욱더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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