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한국 IT의 미래를 위해 '스티브 잡스의 교훈' 되새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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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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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산업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2015년은 아주 의미있는 해다.

먼저 빌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창립한지 올해로 40주년을 맞았으며, 아마존이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시작한지 20년이 되는 해다. 구글은 스마트폰 기본 운영체계(OS) 안드로이드를 개발한 벤처기업을 인수한지 10년이 됐고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도 서비스 개시 10주년 생일을 맞았다. 중국 레노버가 미국 IBM의 PC부문을 인수한지도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30년 전인 1985년에는 스티브 잡스가 자신이 창업한 애플에서 해고되는 수모를 겪는 역사적인 사건도 발생했다. 잡스는 당시 "회사에서 해고된 것은 오히려 내게 좋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해고가 훗날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고 회고했다.  자신의 철학인 창의와 혁신의 도전정신도 자리를 내려놓으며 더욱 견고해졌다.

우여곡절 끝에 잡스는 위기에 빠진 애플의 CEO로 복직을 하게 되고 이후 승승장구의 드라마를 그려나간다. 2015년의 애플은 순조로운 아이폰6 판매로 매출과 순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30%이상 늘어났다. 현재 애플의 전체 매출 중 80%가 아이폰과 태블릿PC 아이패드 판매에서 나온다.   

불과 10년 전 만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아이폰과 아이패드라는 제품으로 애플은 세계 1위 시가총액을 뽐내는 최대 정보기술(IT)기업으로 우뚝섰다. IT 제품이 얼마나 빠르게 바뀌고, 수명이 짧은지 그 숨가뿐 라이프사이클을 절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아마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2006년에 부업으로 시작한 클라우드서비스가 지금은 아마존의 성장을 견인하는 1등 공신이 됐다. 지난 4월 처음 공개된 아마존 클라우드의 매출액은 약 1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배 증가했다. 본업인 전자상거래는 적자다.  

10년 전 야후는 당시 경쟁업체였던 구글과 매출, 수익이 모두 비슷한 수준였으나 지금은 실적 부진에 허덕이면서 구글은 저 멀리 앞서나가 이제 보이지도 않는다. PC 세계최대 업체로 꼽혔던 델은 2013년 뉴욕증시 상장을 폐지했고, MS는 90년대에 누렸던 왕좌에서 이미 내려와 있다. 창업자인 빌 게이츠도 경영에서 물러났다. 

이렇게 90년대 MS에서 비롯된 실리콘밸리의 막강한 영향력은 20년이 지나 애플, 구글과 페이스북에 의해 재편되고 있다. IT산업의 라이프사이클은 짧고, 혁신을 일으키지 못하면 곧바로 퇴출될 수 있다는 교훈을 미국 업체들이 증명해주고 있다.

한국의 IT산업은 어떠한가. 삼성전자는 사업의 중심축을 신속하게 스마트폰으로 옮긴 탓에 '갤럭시' 시리즈가 세계적 인기를 끌면서 글로벌 IT기업으로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 아이폰의 추격과 중국 저가폰의 기습으로 스마트폰 판매량 세계 1위 자리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한국은 지난 30년 동안 민간과 정부의 과감한 투자로 세계 최고의 이동통신 서비스와 인터넷 속도를 갖췄다. 스마트폰 이용자도 글로벌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세계를 놀라게 하거나 이끌어갈  IT콘텐츠는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에게 세계  IT 시장을 견인할 만한 것이 당장은 없다고 해도 패자라 할 수 없다. 10년 뒤에 누가 승자가 될지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 바로 IT업계이기 때문이다. 

잡스의 발걸음을 보면서 IT 업계가 10년이면 '상전벽해'의 판도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배웠다. 다만, 그것은 잡스처럼 리스크를 감수한 공격적인 기업가 정신과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는 혁신의 리더십이 펼쳐질때 부산물로 가능해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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