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 안이한 초기 대응…국민 불안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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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2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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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가 일주일 사이에 5명으로 늘어나면서 사회적 공포가 커지고 있다.

중동을 제외한 지역에서 메르스 환자가 5명 넘게 발생한 곳은 한국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27일 메르스 확진 환자 1명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새로 감염이 확인된 환자는 첫 번째 메르스 A씨(68)씨를 진료한 의원급 의료기관 의사 E(50)씨다. 메르스 감염자 중 의료진은 이번이 처음이다.

E씨가 추가 감염자로 확인되면서 국내 메르스 환자는 A씨와 A씨의 부인 B(63)씨, A씨와 같은 2인실을 썼던 C(76)씨, 이 병실에서 C씨를 간병하던 C씨의 딸 D(46)씨를 포함해 모두 5명으로 늘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메르스는 유독 우리나라에서 빠르게 전파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유럽질병통제센터의 21일 자료를 보면 중동 국가를 제외한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미주 등에서 환자 수가 5명 이상인 나라는 한국뿐이다.

비중동 국가 중 영국의 환자가 4명(3명 사망)으로 가장 많았고 독일(3명·1명 사망), 튀니지(3명·1명 사망) 등이 뒤를 이었다. 국내에 환자가 발생하기 전까지 아시아의 메르스 환자는 말레이시아(1명 사망), 필리핀(2명) 등 단 3명뿐이었다.

우리나라에서의 메르스 전염력은 기존 메르스 특성을 뛰어 넘은 것으로 나타난다. 메르스의 기초감염재생산수는 0.6∼0.8 정도로 알려져 있다. 환자 한 명이 다른 0.6∼0.8명에게 병을 옮긴다는 뜻이다. 기초감염재생산수가 10 이상인 홍역 등 다른 질병보다 전염력이 훨씬 약하다.

질병본부는 국내 첫 환자인 A씨가 메르스 첫 발병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여행한 사실을 일찍 밝히지 않은 점이 메르스 환자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메르스 증세가 나타나 전염력이 생긴 11일 이후에도 한참 동안 중동 여행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은 최초 환자에게 감염된 환자가 일반인에게 병을 옮기는 '3차 감염' 가능성은 여전히 높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격리환자 관리와 방역을 강화키로 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현안보고에 출석해 "아직까지 3차 감염 사례가 없었지만 발생 가능성을 열어놓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며 "24시간 검사체계를 구축하고, 환자와 접촉한 사람이 이상을 보이면 바로 검진·격리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북 정읍에서는 20대 메르스 의심 환자의 자진 신고가 접수됐지만 보건당국은 감염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북아프리카 알제리에서 4개월간 체류하다가 카타르를 거쳐 최근 입국한 이 환자는 가벼운 감기 증상 외에 메르스로 의심되는 발열 등의 증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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