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집토끼’ 푸대접 SK텔레콤, band 데이터 요금제 변경시 온가족할인율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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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2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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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SK텔레콤 ‘T끼리 온가족할인(30년 이상)’ 혜택을 받고 있는 A씨(60세, 자영업)는 최근 출시된 ‘band 데이터 요금제’로 갈아타기를 고려했지만 포기해야만 했다. 기본료 50% 할인 혜택이 데이터 요금제 변경시 30%로 축소되기 때문이다.

20년 미만 고객인 B(45세, 회사원)씨 역시 현재 제공받는 기본료 20% 할인이 데이터 요금 변경시 아예 없어진다는 설명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B씨는 온가족할인 혜택이 band 데이터 요금제에만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사전에 고지받지 못했다.


SK텔레콤이 ‘band 데이터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T끼리 온가족할인’ 가입자의 할인율을 대폭 하향 또는 전면 폐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신규고객 확보를 위해 장기고객의 혜택을 일방적으로 축소했다는 지적이다.

2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온가족할인 고객들의 데이터 요금제 변경시 기존 할인율을 낮게 조정하거나 아예 적용하지 않고 있다.

현재 온가족할인 고객들은 가입기간 합산기간에 따라 10년 미만 10%, 20년 미만 20%, 30년 미만 30%, 30년 이상 50%의 기본료 할인을 받는다. 하지만 신규 출시된 band 데이터 요금제 변경 시 이 할인율은 20년 미만 고객까지는 일괄 폐지되며 30년 미만은 10%, 30년 이상은 30%로 축소 적용된다.

2007년 시작된 온가족할인 서비스는 SK텔레콤을 사용하는 가족들의 이동전화 가입기간의 합산에 따라 기본료를 최대 50%까지 할인해 주는 제도다. 이 서비스에 가입된 고객들은 SK텔레콤의 든든한 점유율 기반을 지탱해주고 있다.
 

[SK텔레콤 ‘T끼리 온가족할인’ 상품 설명 화면. SK텔레콤은 ‘band 데이터 요금제’ 변경시 온가족할인 할인율을 일방 축소하거나 폐지해 장기고객을 차별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사진출처-SK텔레콤 Tworld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하지만 SK텔레콤은 ‘대한민국 모바일 라이프의 새로운 전기’라고 자평하는 band 데이터 요금제를 선보이며 정작 장기고객들의 할인폭을 축소 및 폐지했다. '산토끼(신규고객)' 잡자고 오랜 '집토끼(기존고객)'를 내치는 셈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측은 “band 데이터 요금제는 이미 요금할인 25%가 선반영된 상품”이라며 “여기에 추가적으로 온가족할인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객들의 불만은 거세지고 있다. 신규 가입자도 조건없이 누릴 수 있는 band 데이터 요금제 변경 시 장기고객이 오히려 할인 제약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온가족할인(20년 미만) 가입자인 장모씨는 “지금 받는 기본료 20% 할인은 아내와 함께 오랫동안 SK텔레콤을 사용했기 때문에 누리는 혜택이자 그 동안 고민없이 SK텔레콤을 사용한 이유”라며 “이제와 할인율이 높다고 데이터 요금 변경시 혜택을 일방 폐지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번 결정이 신규 가입 유치를 위한 SK텔레콤의 의도적인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3월, 13년만에 점유율 50%가 무너진(49.6%) SK텔레콤이 점유율 회복을 위해 충성도가 높은 집토끼가 아닌 수익성이 높은 산토끼에게 혜택을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온가족할인을 데이터 요금제에 적용하지 않은 건 확실히 무리가 있다”며 “이에 대한 고객 고지가 제대로 되지 않아 논란을 키운 측면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가 SK텔레콤의 일방적인 약관변경 및 고시 소홀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 향후 이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심현덕 참여연대 간사는 “온가족할인 제도는 약관상 모든 요금제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고객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변경한 것은 SK텔레콤이 고객과의 약속을 외면했다는 의미”라며 “구체적인 사례를 수집해 행정적‧법적 대응을 마련, 소비자 주권 침해를 막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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