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 빠르게 변신하는 중국 전기차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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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2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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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지난 8년간 국내 전기차 활성화를 이끌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지만, 현재 공급된 전기차는 2500여대에 불과하다. 한국형 전기차 활성화를 이끌기 위한 공급량 자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올해 전기차 공급대수는 약 3000대에 불과하다. 전국의 몇몇 지자체에서 공모에 들어갔지만, 제주도 등 일부를 제외하고 호응도가 높지않다. 보조금 등 다양한 유혹책을 내놓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강력한 운행상의 인센티브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유럽이나 일본, 미국 등 세계 주요 시장에서는 전기차가 활성화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과 비교해 현저히 부족한 점이 드러나고 있다. 이런 상태가 몇 년만 지속되면 우리가 중국 시장에서 모든 것을 배워야 하는 게 아닌가 걱정될 정도다.

최근 중국의 전기차 시장을 확인하기 위해 25명의 산학연관 관계자가 모여 중국 전역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졌다. 국내 최대 규모의 전기차 대표단체인 사단법인 한국전기차리더스협회 주관으로 작년 유럽 방문에 이어 올해 중국을 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모두가 느낀 부분은 중국의 빠른 전기차 시장 활성화와 강력한 정부의 드라이브 정책과 함께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시장의 흐름이다. 빠르게 변신하는 중국의 전기차 시장은 강력한 시장력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뤄가고 있다. 활성화를 넘어 실용적인 부분이 돋보이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선전에 공급된 BYD택시 700여대가 인기리에 선전시를 돌아다니고, 이를 위한 10층짜리 충전타워는 동시에 택시 400여대를 급속 충전할 정도다. 이와 별도로 구성된 수백대 동시 충전 시설과 전기버스 급속 충전 터미널은 우리가 상상하던 시장 이상이었다. 전기차 전용택시 회사의 흑자 전환도 인상적이고,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는 지자체의 움직임도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정주의 중국 최대 버스 회사인 유통은 중국 시장의 30%, 전세계 시장의 10%를 점유하는 매머드급 버스회사다. 연간 전기버스 약 7000대를 공급할 정도로 공급량이 커지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중국 시장에 적절한 모델을 찾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북경 포톤이 내놓은 14인승 소형 전기버스의 경우, 완벽한 디자인과 시스템으로 무장해 당장 국내 시장에 도입해도 학원이나 학교 등하교용으로 통할 수 있는 경쟁력을 지녔다. 특히 필요하다면 삼성SDI나 LG화학의 리튬 폴리머 배터리와 국산 모터를 탑재하겠다는 열린 포용력은 두려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중국의 경쟁력 있는 모델의 경우, 한국 공략을 위한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현 중국 정부는 전기차 활성화를 위한 정책에 큰 힘을 쏟고 있으며, 이에 걸맞게 시장도 반응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 정부는 컨트롤 타워도 없고, 미래를 위한 정확한 인지능력도 매우 떨어진다. 지금처럼 주먹구구식이어서는 미래를 보장받기 어려운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 정부를 자문할 경우, 열렬한 환대를 받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와 중국간 기술적 격차가 좁아지며 이제는 중국도 목소리를 크게 낼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좀더 시일이 지나면 우리가 그들에게서 배우고 심지어 종속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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