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조선시황 둔화에 해외 선주사 ‘갑(甲)질’도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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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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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글로벌 상선시장 개선세가 둔화되면서 해외 선주사들의 갑(甲)질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선박의 가격을 깎는것은 예사일 뿐더러 불합리한 계약조건과 쓸데없는 트집으로 공정을 지연시켜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 있어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덴마크의 머스크(AP Moller-Maersk)와 총 17억 달러 규모의 2만TEU(1TEU는 가로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1척(기본 4척+옵션 7척)의 수주를 앞두고 가격 조율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수주낭보에도 외신과 조선업계에서는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바로 가격 때문.

수주를 앞두고 있는 선박은 척당 1억5100만 달러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대우조선해양이 2011년 당시 머스크로부터 수주했던 1만8270TEU급 ‘머스크 맥키니 몰러’에 비해 약 4000만 달러가 깎인 상태다. 당시 대우조선해양과 머스크는 척당 1억850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통상 선박의 가격은 시장에서 결정된다. 최근 2만TEU급 선박을 수주한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역시 척당 약 1억5000만 달러에 수주계약을 체결했었다. 즉 시장에 형성돼 있는 선박 가격이 모두 가격이 낮아진 상태라는 것이다.

조선업계는 해양플랜트 발주가 거의 끊기다시피 한 상황에서 상선으로 수익을 내야하는 반면, 선주사들이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어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또 일부 해양플랜트 공사에 있어서도 선주사들이 횡포에 가까운 공정관리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사항이다.

한 대형 조선소는 선주측이 최고급 사양을 주문한 반면 그에 맞지 않는 낮은 퀄리티의 기본설계(FEED)를 조선소측에 보내와 공정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아울러 선주측 요청으로 설계변경이 이뤄질 경우 공정지연에 대한 손실분을 선주사와 협의해 보존받은 체인지오더(Change-order) 계약을 체결해야 하나 이마저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어 수익성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대형조선소 관계자는 “블록 제작시마다 선주측 관리인이 필요 이상의 품질을 요구하고 있고, 그로 인한 공정 지연 등으로 천문학적인 손실을 입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심경을 토로한 바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조선업계는 선주사들의 고질적인 헤비테일(Heavy-tail) 방식의 계약으로 적지 않은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헤비테일이란 기존 20%씩 나눠 지급하던 대금을 10%씩으로 낮춘 뒤 나머지 60%를 인도시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조선소는 자금수급에 어려움을 겪게되고, 일부 자금력이 약한 조선소들의 경우 존폐마저 위협받는 요인으로 작용중인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외 선주사들의 오더(Order)를 받는 국내 조선업계는 만년 을(乙)의 입장일 수 밖에 없다”면서 “우선 선박 가격은 저가수주 방지를 위해 보수적인 원가계산 등을 통해 계약을 이어오고 있어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선박건조에 있어 가장 중요한 납기는 중국과 일본 조선소가 하지 못하는 우리나라만의 강점이 있어 긍정적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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