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교육청, 누리과정 해결을 위한 정부의 근원적 대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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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0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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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채 발행 여부·발행 규모 등 최종입장은 6일 국회 본회의 이후…

 

[사진=박범천 기자]


아주경제 박범천 기자= 강원도교육청 민병희 교육감은 4일 전국 시·도 교육감들과 함께 "지방채를 발행해 누리과정 예산을 조달하는 것은 지방교육재정 위기를 심화시킬 뿐 근원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며 중앙정부의 근원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민 교육감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에 참석해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관련 예산편성과 집행에 관한 후속조치 사항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고 이 같은 공동 입장을 밝혔다.

이날 강원도 교육청의 제안으로 열린 긴급 총회에서는 6일 국회 본회의 통과가 예정된 누리과정 관련 지방재정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와 입장정리를 위해 마련되었다.

이날 회의 직후 민 교육감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공동명의의 보도자료를 내고 "무상보육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며 누리과정 재정에 대한 정치적·법적 책임은 시·도교육청이 아니라 중앙정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또 "지방채를 발행해 누리과정 예산을 조달하는 것은 지방교육재정 위기를 심화시킬 뿐 근원적 대책이 될 수 없다"며 "정부는 근원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는 지난달 28일 각 지방교육청이 누리과정에 필요한 지방채를 최대 1조원까지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지방재정법 개정안을 의결하고 6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예정으로, 누리과정 사업의 시급성을 고려해 공포한 날부터 즉시 시행된다.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되도록 했다.


누리과정 사업은 현 정부의 복지공약 중 하나로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보육기관에 다니는 3~5살 영유아를 대상으로 아동 한 명당 매달 22만원의 보육비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도가 보조교사 인건비·교재비·간식비 등을 교육청에서 받아 18개 시·군으로 내려보내면 시·군이 이를 어린이집에 지급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강원도교육청 앞에서 어린이집연합회 소속 보육교사와 학부모 등 1500여명이 누리과정 사업비 지급 촉구를 위한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박범천 기자]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어린이집 누리과정 사업에 지원해야 할 예산은 모두 666억원으로 이 중 1~3월 국고 지원 국회 합의분 176억원은 이미 소진되어 현재 4월분 운영비 13억원과 보육료 40억원 총 53억원이 부족한 상태다.

이로 인해 지난달 총 53억원의 누리과정 운영비를 지급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해 강원도어린이집연합회와 학부모 등이 크게 반발하는 등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이러한 논란은 정부의 복지공약 중 하나로 추진한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사업의 재원조달 방안에 대한 준비부족 때문으로, 정부는 궁여지책으로 지방채 발행을 위한 지방재정법 개정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6일 시·도 교육청이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지방재정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올해 예산안에서 내국세 수입 감소를 이유로 누리과정 국비지원 예산 2조2000억원을 삭감했다. 이에 따라 시·도 교육감들은 정부의 잘못된 예측에 따른 예산 삭감에 반발해 어린이집 보육료 예산 전액을 편성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이에 정부는 부족예산 1조7000억원 가운데 5064억원을 목적예비비로 지원키로 하고 시·도 교육청의 지방채 발행을 골자로 하는 지방재정법 개정안을 제시한 상태다. 하지만 이마저 한 달여가 늦어지면서 운영비 중단 사태가 초래됐다.

지난달 누리과정 운영비 중단 사태를 겪은 강원도교육청과 전북도교육청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도교육청도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예산을 지원받거나 자체 예산을 나누어 누리과정 예산으로 일부 사용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대부분 5∼6월 바닥나 부족예산으로 인한 문제 해결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 4일 전국시·도교육감 임시총회에서 "전국시·도교육감들은 교육부가 내놓은 지방교육교부금 지방채 발행 방안을 대부분 수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강원도교육청은 지방교육교부금 지방채 발행을 거부하며 중앙정부가 누리과정 예산을 책임져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지난달 30일 강원도교육청 앞에서 어린이집연합회 소속 보육교사와 학부모 등 1500여명이 누리과정 사업비 지급 촉구를 위해 시위하는 모습. [박범천 기자]


강원도교육청은 "누리과정과 관련한 혼란은 예산 문제라기보다 무상보육의 법적 책임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있음에도 예산을 교육경비로 부담하도록 한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제23조 때문"이라며 "지방채 발행을 허용하는 것으로는 이 사안이 안고 있는 문제의 본질을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6일 누리과정 예산이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지방채 발행은 현 정부 임기까지인 2017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이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이 아닌 임시방편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또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상향되지 않을 경우 지방채 발행에 따른 빚을 교육청이 떠안게 된다. 현재 도교육청은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을 위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교육부로부터 지원받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교부금 상향 등 추가 대책 마련이 없을 경우 도교육청이 2017년까지 2000억원에 달하는 빚을 떠안을 수밖에 없어 재정기반이 취약한 지역 교육청에는 심각한 부담이 되고 있다.

강삼영 강원도교육청 대변인은 "지방채 발행 여부와 발행 규모를 포함한 도교육청의 최종입장은 6일 국회 본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지난달 30일 도교육청 관계자를 도교육청으로 불러 제225회 임시회 개원 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추경 수정안에 편성토록 촉구했다.

도 어린이집연합회는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도교육청 앞에서 1500여명의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학부모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도교육청에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촉구하는 항의 집회를 열고 "6일 교육청의 최종 입장 발표에 따라 국민감사 청구와 집단 휴원사태 등도 불사할 계획"이라며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는 이와 관련, "미래 꿈나무인 2만1000명의 아이들과 학부모, 어린이집 교사들이 감내해야 할 고통 또한 직시해야 한다"며 "도교육청의 대승적이고 전향적인 판단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러한 가운데 강원도교육청은 지난 4일 열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긴급회의에서 누리과정의 별도 재원 마련을 위해 관계법령 정비, 교육재정 확대 등을 위한 사회적 협의기구 설치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국회 본회의에서 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교육재정 확대 논의를 더욱 심화시켜 나가겠다고 밝혀 중앙정부와 누리과정예산을 놓고 어떠한 결과를 이끌어 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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