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영화로 배우는 환경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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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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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열 환경재단 대표(환경영화제 집행위원장)

최열 환경영화제 집행위원장.[사진제공=환경영화제]

2004년 스위스에서 개최된 ‘지구의 벗(Friend of the Earth)’ 국제총회에 참석했었다.

“21세기는 환경과 문화의 세상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시민들과 함께 하는 환경영화제를 개최,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과 의식수준을 높이는 데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그런 다짐과 약속으로 탄생한 것이 서울환경영화제이다.

환경에 대한 중요성은 공감하지만, 환경문제는 왠지 어렵고 무거운 주제라고 느끼는 인식을 바꾸는 것이 서울환경영화제의 가장 중요한 숙제 중 하나다. 사실 영화는 가장 대중적이고 파급력있는 예술 장르이기에 영화를 통해 환경에 관련된 주제를 다가가기 쉽게 이야기하고자 했다. 대중들과 소통하기 위해 지난 11년간 고민하고 변화를 받아들이며 많은 노력을 도모해왔다. 그렇게 변화와 도전을 십여 년 지나오며 서울환경영화제는 지금까지 약 40여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했다.

환경영화를 함께 보며 즐기고, 야외 체험 프로그램을 자녀들과 같이 참여하며, 국내외 환경 전문가와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하면서 다양하고 의미있는 영화제 프로그램들이 시민들의 인식 속에 서서히 자리잡아 갔다. 특히 가족 단위와 어린이, 청소년들의 참여와 관심이 회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다. 지구의 미래를 짊어질 우리 아이들이 환경을 어렵지 않고 친숙하게 느끼며 매 회 참석하는 모습은 집행위원장으로서 가장 기쁜 일이다.

어느덧 12회를 맞이했고, 이제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환경영화제이자 세계 3대 환경영화제로손꼽히며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리고 7일 광화문 일대와 서울시민청에서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형 환경 교육 프로그램과 함께 세계 47개국 113편의 환경영화를 선보인다.

세상의 속도만큼이나 환경도 사람들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고 마스크를 쓰고 외출해야 할 정도로 최근 몇 년 사이 대기오염은 눈에 띄게 심각해졌다. 경쟁과 소비 위주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의 라이프스타일을 찾으려는 움직임과 함께 사람들은 자연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농업과 전원생활, 귀농·귀촌, 친환경 먹거리 등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대중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이런 시대적 움직임을 적극 수용, 이번 서울환경영화제는 설득보다는 감성에 호소하는 환경영화를 통해 관객과 소통하려 한다. 애니메이션, 극영화, 다큐멘터리, 실험영화 등 다양한 장르를 골라볼 수 있으며, 국경 없는 환경문제에 공감할 수 있도록 중남미 지역의 환경영화를 소개하고, 농업과 자연 관련 작품 또한 선보인다. 더불어 이런 다채로운 영화를 통해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이 꿈과 끼를 살려 진로를 탐색해 볼 수 있도록 지구의 아이들 섹션, 무료로 환경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그린 페스티벌, ‘시네마 그린틴-영화로 배우는 Green Job’을 운영한다.

이제 우리나라의 문화 의식 수준은 상당히 높아졌다. 공해라도 배불리 먹었으면 좋겠다던 70년대와는 너무도 달라졌다. 선진국이 그러하듯 우리도 이제 어려서부터 환경에 대한 관심과 의식수준을 높이는 환경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 독일은 1950년대, 미국과 프랑스, 일본은 1970년대에 이미 환경교육을 의무화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에는 환경교육법 제정이 환경보호청의 발족보다 빨랐을 정도로 환경교육에 비중을 두어왔다.

한 편의 환경영화는 커다란 목소리보다, 조리 있는 글보다 더 강한 변화의 힘을 가진다.

항상 변하지만 그 자리에 있는 우뚝 서있는 나무처럼 서울환경영화제는 그 변화의 힘을 극대화하는 촉매제로서 든든하게 서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서울환경영화제가 열두 해를 굳건히 버텨낸 이유다. ‘생명이 먼저’라는 환경의 참가치를 지키며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깨우치는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제도적 지지와 사회적 참여가 더욱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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