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유커와 모바일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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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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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형연 한국관광공사 시안지사장

이형연 한국관광공사 시안지사장[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지난해 9월18일 중국의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는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해서 무려 250억 달러를 조달했다. 뉴욕 증권거래소 역사상 최대 규모라 화제가 됐던 일이다.

전 세계 투자자들이 관계자 외엔 이름도 생소했던 중국의 한 IT업체에 이렇게 큰돈을 몰아준 가장 결정적인 원인이 무엇일까? 바로 중국의 모바일 인터넷 시대를 주목했기 때문이다.

지금 중국에서는 매일 5억 명 이상이 사고자 하는 물건을 휴대폰으로 검색해서 쇼핑하고 대금을 결제하고 있다.

지난해 CNNIC(중국인터넷정보센터)의 ‘중국 인터넷 발전상황 통계보고’에 따르면, 2014년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 수는 전 인구의 47.9%인 6억5000만명으로, 전년대비 3000만명 이상이 증가했다.

특히 모바일 인터넷 접속자는 전체 인터넷 사용자 중 85.8%인 5억6000만명이고, 휴대폰 결제기능 사용자 비중은 38.9%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지역별로 격차가 있긴 하지만 중국에서도 이제 인터넷 활용의 대세는 모바일로 넘어간 것이 분명하다.

얼마 전 춘절엔 사람들의 이색적인 모습이 화제가 됐다.

너도 나도 손에 든 스마트폰을 정신없이 흔들어대는 모습이 바로 그것이었는데, 이는 ‘홍바오(紅包)’ 즉 모바일 ‘세뱃돈’을 받기 위해서였다.

모바일 세뱃돈이란 개인이 친구와 지인들에게, 혹은 기업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모바일 인터넷 결제시스템을 통해 세뱃돈을 전달하는 신종 문화다.

이를 개발한 중국 SNS업체인 ‘텐센트’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춘절 하루 전인 18일 하루 동안 자사 SNS를 통한 모바일 세뱃돈 발송 건수가 10억1000만 건에 달했고, 설날 당일 저녁엔 모바일 세뱃돈을 받기 위해 가입자들이 스마트폰을 흔든 횟수는 무려 110억 번이었다고 한다.

모바일 기술이 붉은 봉투(홍바오)에 세뱃돈을 담아 주던 중국의 전통적인 설 풍속도까지 바꾸고 있는 것이다.

유커는 이제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시키는 한 축으로 등장했다.

대한민국 명동의 쇼핑거리, 백화점, 면세점들을 가득 메우는 이들이 유커라는 건 이젠 어린이들도 알 정도가 됐다.

그런데 이들 유커들이 쇼핑 후 계산대에서 내미는 것은 현금에서 스마트폰으로 급격히 옮아가고 있다.

바로 작년 뉴욕증시에서 대박을 터뜨린 알리바바의 모바일 결제수단인 즈푸바오(支付宝, 알리페이)를 이용하는 것이다. 가입자만 8억 명으로 중국인 5명 중 3명이 가입했을 정도로 널리 퍼진 대표적인 모바일 결제 서비스다.

즈푸바오는 중국 유커들이 지출하는 막대한 해외쇼핑 금액에 착안, 해외 결제서비스를 시작했고, 한국에서도 작년부터 서비스를 시작, 운영 중이다. 인터넷 선진국이라 자부하고 있던 우리를 앞서는 발빠른 행보였다.

다행히 한국 정부도 중국인들의 모바일 결제 증가 추세를 감안, 한국관광공사를 주축으로 티머니카드, 면세점 등과 함께 중국 자유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종합 관광여행카드 서비스를 추진 중이며 올 하반기 대중교통, 면세점 쇼핑 등이 통합된 충전식 관광교통카드를 정식으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한다.

유커들에게 현지에서 쓰던 즈푸바오처럼 익숙한 것은 아니겠지만 이런 결제수단은 특히 교통, 숙박, 쇼핑을 자유롭게 즐기려는 중국 자유여행객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결제 시스템이다.

유커들이 한국을 찾을 때 번거로운 것은 최대한 줄여주고 즐길 것은 최대한 늘려주는 것, 이것이 바로 중국 유커 유치의 첫걸음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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