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한화증권 실험경영 관건은 연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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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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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업계에서 이단아로 불리기도 한다. 회사 이익을 앞세우는 대신 투자자 중심으로 경영 전반을 뜯어고치면서 얻게 된 별명이다.

주진형 사장은 2012년 한화투자증권 대표에 올랐다. 이후 수익성 잣대로 여겨지던 주식매매회전율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불량주식도 발표해 투자자 피해를 사전에 막았다.

회사가 2014년 흑자로 돌아섰지만, 매매 수수료 수입을 포기했기 때문에 리테일본부 적자는 되레 늘었다. 이 본부에서 낸 적자만 449억원으로 전년보다 손실이 118억원 가량 커졌다.

한화투자증권은 경쟁사와 달리 과감하게 매도 의견을 내고 있다. 이뿐 아니라 업계에서 처음 토크쇼 형식을 빌린 주주총회도 열었다. 최근에는 서울 여의도에 자리한 본사 앞마당을 공원으로 새 단장하고, 시민에게 내주기로 했다. 

이런 파격 행보에 박수를 보내는 사람이 조금씩 늘고 있다. 주진형 사장이 제시하고 있는 경영비전이 과거부터 반복된 업계 악습을 끊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주진형 사장에 대한 시선이 호의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내부 동요도 있었다. 적자 기업인 한화투자증권에 구조조정 전문가가 왔다는 말도 나왔다. 실제 주진형 사장은 취임 이듬해 직원 가운데 4분의 1을 감원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후에도 잡음이 있었다. 일선 영업직원에게 주던 성과급 폐지가 가장 큰 불만을 샀다.

그러나 3년차를 맞은 주진형식 개혁이 빛을 발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누구나 잘못된 것임을 아는 과당매매를 몰아낸 게 대표적이다.

문제는 이런 경영철학이 연속성을 가질 수 있느냐다. 주진형 사장이 임기를 마치자마자 제자리로 돌아간다면 그동안 노력은 깜짝 실험에 그칠 수밖에 없다. 증시 활황에 업계 분위기가 좋아졌다. 그러나 지금 같은 때일수록 불황에도 경영 연속성이 이어질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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