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총리 사임 끌어낸 계속된 '말 바꾸기'…신뢰상실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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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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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패척결' 외친 총리 사의…검찰 부패수사 칼끝 총리에게 향할 듯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이완구 총리가 21일 새벽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배경에는 '성완종 리스트' 공개 이후 계속된 말 바꾸기와 부적절한 언행이 불러온 '신뢰 상실'이 있다는 지적이 높다.

이 총리는 성완종 리스트에 자신이 관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후 수차례 말을 바꿔가며 해명해 왔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파문이 터진 직후 개인적 친분이 없다고 해명했던 이 총리는 성 전 회장과 20개월간 23번 만났다는 보도가 나오자 "원내대표는 의원을 하루에도 여러 번 만난다"고 말을 바꿨다.

또 대선 지원유세 여부와 관련, '혈액암으로 투병 중이어서 대선에 관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가 이후 지원유세 참여 사진이 공개되자 "2∼3차례 유세장에 갔지만 투병 중이어서 지원 유세를 할 수 없었다"고 말이 달라졌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 35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를 마치고 굳은 표정으로 이동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


성 전 회장이 현금 3000만원을 전달했다는 2013년 4월 4일 당시 충남 부여 선거사무소에서의 성 전 회장 독대 여부를 둘러싸고도 "정황상으로 맞지 않다"고 완강히 부인했다가 자신의 운전기사가 두 사람의 독대 가능성을 시사하는 언급을 한 사실이 보도되자 "선거라는 과정에서 일일이 기억하지 못한다. 알아보는 중"이라고 한 걸음 물러났다.

급기야 16일 국회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야당 의원이 잦은 말 바꾸기를 지적하자 "딱딱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충청도 말투가 그런 것 같다"고 '충청도 말투'로 원인을 돌렸다.

앞서 이 총리는 "부정한 돈을 받았으면 목숨을 내놓겠다"고 말했다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신중하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고, 성 전 회장이 숨지기 전날 만난 태안군의회 의원들에게 10여차례 전화를 걸어 성 전 회장과의 대화 내용을 추궁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비판을 받기도 했다.

앞으로 이완구 총리의 정치생명은 여론의 향배와 검찰 수사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앞으로 이완구 총리의 정치생명은 여론의 향배와 검찰 수사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성완종 파문이 확산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성역없이 엄정 대처"(12일)와 "부정부패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누구도 용납하지 않을 것"(15일)이란 입장을 잇따라 내놓은바 있다.

대통령까지 나서 '성역 없는 수사'를 주문하고 있고, 정치권은 물론 여론의 압박도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어서 검찰로서도 수사를 통한 '정면돌파' 외에는 다른 선택지를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미 3천만원 수수 의혹과 관련한 진위 여부와 상관없이 총리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졌는데 거기에 계속해서 말을 뒤집고 중언부언하는 바람에 사실상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상처가 덧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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