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10마리에서 시작한 '닭고기 업체' 하림, 내년 대기업집단 된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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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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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아주경제 정영일·김현철 기자 = 하림이 내년 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집단에 편입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유관 업종을 중심으로 계열사를 꾸준히 늘려오고, 해상운송업체 팬오션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하림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 총액은 4조8000억원이다. 오는 6월 팬오션 인수 작업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자산 총액이 5조원을 넘어 내년 4월 공정위가 지정하는 대기업 집단 편입이 유력시 된다. 대기업집단은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으로 현재 61곳이 지정돼 있다. 

대기업집단에 편입되면 상호 출자와 채무 보증에 제한을 받는 등 각종 규제를 받지만 공식적으로 대기업 반열에 오른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그룹의 계열사는 닭 가공업체인 하림과 사료전문업체 제일사료, 양돈 전문업체 팜스코, 홈쇼핑 업체인 엔에스쇼핑(NS홈쇼핑) 등 총 85개다.

이 가운데 지주회사인 하림홀딩스를 비롯해 하림, 팜스코, 선진, 엔에스쇼핑 등 5개사가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다.

특히 지난달 엔에스쇼핑이 상장한 것과 관련, 하림그룹이 오는 6월 예정된 미래창조과학부의 NS홈쇼핑 재승인을 염두에 두고 주도적으로 나선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2014년 매출 3904억원, 당기순이익 707억원을 기록한 NS홈쇼핑을 위해 하림그룹이 배수의 진을 친 것으로 보고 있다. 

닭고기 등 육류 수요가 증가하면서 현재 연매출 4조원이 넘는 국내 최대 축산업체로 자리매김한 하림은 지난해 주력 산업과는 다른 업종인 해운운송업체 팬오션 인수전에 참여해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림은 축산업에 필요한 옥수수, 대두박 등 사료 원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곡물을 실어나르는 벌크선 인프라를 갖춘 팬오션을 인수하면 운송 비용이 절감되고 유통망이 안정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팬오션의 해운 물류망을 통해 미국과 남미 등에서 곡물을 직접 수입해 동북아에 공급함으로써 하림을 세계 최대 곡물 회사인 카길에 버금가는 글로벌 곡물 유통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팬오션 인수를 통한 곡물 유통업 진출은 축산·사료업의 연장선 상에 있다"며 "해외 곡물을 유통하는 국내 유일 기업으로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닭 가공업체에서 시작한 하림이 꾸준한 성장을 통해 대기업집단에 포함되기까지의 과정이 눈길을 끌고 있다.

김홍국(57) 하림그룹 회장이 11살 때 외할머니가 사준 병아리 10마리에서 시작해 대규모 육가공기업을 일군 일화는 유명하다.

김홍국 회장은 당시 병아리를 키워 닭 10마리를 판 돈으로 병아리 100마리를 다시 샀고, 그 병아리를 또 키워 파는 방식으로 초등학교 6학년 때 돼지 18마리를 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1978년 전북 익산시 황등면에 육계농장을 설립했고, 1986년에는 하림식품을 세워 사육·사료·가공·유통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이 회사의 직원은 2014년 12월 말 현재 관리직 642명, 생산직 1378명 등 총 202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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