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넘기 힘든 양대산맥…노동시장·공무원연금 개혁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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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31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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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석유선·신희강 기자 = “하루가 늦어질 수록 매일 80억원씩, 오늘도 80억원의 보전액이 들어가고 있는 연금”

“노동시장의 낡은 제도와 관행 때문에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

집권 3년 차를 맞은 정부가 올해 경제발전 방향으로 강조한 노동·공공·금융·교육 등 4대분야 구조개혁이 표류 위기에 처하자, 박근혜 대통령이 31일 국무회의에서 4대 양대산맥 격인 노동시장과 연금의 조속한 개혁을 호소했다.

박 대통령의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 노동시장과 연금 개혁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대타협은 노사정 간 이견이 커 3월 말로 정한 시한 내 합의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 역시 대타협기구 논의 이후 실무기구 기한과 구성원을 놓고 여야 합의가 공회전을 거듭하면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집권 3년 차를 맞은 정부가 올해 경제발전 방향으로 강조한 노동·공공·금융·교육 등 4대분야 구조개혁이 표류 위기에 처하자, 박근혜 대통령이 31일 국무회의에서 4대 양대산맥 격인 노동시장과 연금의 조속한 개혁을 호소했다. [사진제공=청와대]


◆노사정, 마라톤협상에도 합의문 초안 마련 불투명

31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이하 노사정위)에 따르면 합의안 마련을 위해 30일 오후부터 밤새 마라톤협상을 벌였지만 논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끝내 불발됐다.

특히 통상임금의 법제화와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문제, 60세 정년연장 등 3대 현안에 대해서는 원칙적인 합의를 이룬 상태다. 반면, 기간제 등 비정규직 기간 연장, 일반해고 요건 완화 등 쟁점을 두고는 여전히 견해차가 큰 상태다.

통상임금 범위의 경우 정기 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으로 포함하는 사안, 정년 연장의 경우 임금피크제 도입 여부 등은 노사 합의로 정하거나 법제화하는 안을 조율 중이다.

임금피크제 도입 등 임금체계 개편은 직무와 숙련도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법률로 강제하지 않고 노사 자율에 맡기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근로시간의 경우는 주당 52시간으로 단축하자는 데 노·사간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다만, 몇 년에 걸쳐 단축해야 할지, 휴일 할증료 적용 범위 등을 놓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최대 쟁점인 비정규직 고용기간 연장과 일반해고 요건에 대해서는 여전히 노·사간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주요 쟁점에 대한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노사정 대타협이 불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한에 쫓겨 알맹이 없는 낮은 합의 수준의 대타협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한다.

한 민간 노동전문가는 "청년 일자리 창출, 내수 진작을 통한 경기 회복을 위해서라도 기한 내 높은 수준의 타협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번 구조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제언했다.
 

정치권으로 공이 넘어온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 역시 여야 모두 정치적으로 유불리 계산에 몰두하느라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공무원연금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 마지막 전체회의 모습.[사진=김세구 기자 k39@aju]


◆공무원연금 개혁, 여야 4.29 재보선 앞두고 굼뜬 행보

정치권으로 공이 넘어온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 역시 여야 모두 정치적으로 유불리 계산에 몰두하느라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 개혁특위 활동시한인 5월 2일 이전에 결론을 내야 내년 총선에서 공무원 표 이탈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보고 최종안 도출을 서두르고 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과 정부의 개혁 요구에 끌려갈 경우 향후 수권정당으로 가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것은 물론 4.29 재보궐선거에서 득이 없다는 판단에서 속도조절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솔직히 신뢰와 인내 바닥이 드러나는 상황"이라며 활동 시한을 빌미로 실무기구 출범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새정치연합에 공세를 펼쳤다.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는 "공무원노조에서 대타협기구 활동을 3개월 연장하자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에서 야당이 실무기구의 활동기간조차 정하지 말자는 것은 연금 개혁을 오리무중 상태에 빠뜨리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태도는 무조건 기한을 정해 기한만 도래하면 처리하자는 것인데, 이는 국민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다른 나라는 연금 개혁에 수년간 대타협을 위한 진통과 노력이 수반됐다. 우리나라처럼 대통령 한 마디에 마치 군대 작전하듯 하는 건 없었다"고 맞섰다. 

한편 이처럼 공무원 연금 개혁안을 둘러싼 혼란이 가중되면서 공직사회는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세종정부청사의 한 5급 공무원은 “집권 3년차에 접어들면서 정책 성과를 내야 하는 과제가 있지만, 공무원연금 개혁 얘기만 나오면 일이 손에 안 잡힌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며 “정치권에서 보다 합리적인 (연금 개혁안 도출을) 결론을 내길 기대해볼 뿐”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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