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물 없이 사는 고통 알기나 하나?" 대구국가산단 인근 주민들 불편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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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0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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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H·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 '뒷북'

아주경제 김병진 기자= "대구·경북이 '세계 물 포럼'을 개최한다고요. 물 관련 민원 하나 해결하지 못하면서 무슨 놈의 물 포럼을 연다고, 지나가던 개가 웃고 갈 노릇입니다."

대구 달성군 구지면 60여 가구 주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평온하던 이곳에 대구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평소 잘 나오던 수돗물이 1년 넘게 제때 공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 답답한 것은 상황이 이러한데도 누구 하나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주민들 속만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주민들, 관로 파손 및 대구국가산단 내 중앙119구조본부 이전 등이 원인

1일 대구 달성군 구지면 수리2, 3리 주민들에 따르면 평소 물 걱정 없이 살아오던 전형적인 농촌마을인 이곳에 이상이 감지된 것은 지난해 1월께로, 인근에 대구국가산업단지 조성 공사를 시작하면서부터 갑자기 원활한 물 공급이 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 수돗물이 나오는 날은 녹물과 흙탕물이 나왔으며, 이마저도 대구국가산업단지 내에 중앙119구조본부가 들어서고 인접 마을에 대구교육낙동강수련원이 문을 열고부터는 아침 및 저녁시간대는 아예 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주민들은 호소했다.

주민들은 특히 한여름철에 샤워를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밥조차 제대로 해 먹지 못해 고통이 극심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실제로 본지 취재진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평균 65세 이상인 이 지역 농민 대부분이 물로 인해 큰 불편을 겪고 있었다.

주민 A씨는 "지난 겨울 물이 없어 보일러도 돌리지 못했다"며 "지금도 노모가 온몸으로 추위를 견뎌낸 겨울을 생각하면 화가 치민다. 언제까지 참아야 하는지 답답하다 .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세계 물 포럼을 개최하는 지역에서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선량한 농촌지역 농민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로 실력행사에 나서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LH·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 "새로운 관로 매설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이번 물 파동과 관련, 대구국가산업단지를 조성 중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구국가산단사업단과 물을 관리하고 있는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 달성사업소는 즉각적인 해결책 마련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단지 "주민들을 위한 새로운 관로 매설을 계획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김정석 LH 대구국가산단사업단장은 "대구국가산단 조성 공사 중 일부 관로가 파손돼 누수가 발생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물 관리는 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전적으로 알아서 할 일로, 관계 기관과 협의를 통해 기존 도로를 없애고 새로운 도로가 날 때 200mm의 신규 관로 매설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 달성사업소 관계자는 "기존 주민들이 사용하던 관로에 중앙119구조본부와 대구교육낙동강수련원이 함께 사용하다 보니 수압이 약해진 것"이라며 " 주민들 민원을 계속 체크하고 있으며 수시로 생수를 공급하는 등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LH 대구국가산단사업단과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 달성사업소의 원인 분석에 대해 주민들은 물 부족 현상이 지난해 12월 이전한 중앙119구조본부 및 같은 해 9월 문을 연 대구교육낙동강수련원이 들어서기 전부터 있어온 일이라고 밝히고 있어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사진설명= 지난달 25일 대구 달성군 구지면 수리2리 등 주민들이 마을 어귀에서 물 공급 관련 대책마련을 요구하며 달성군 관계자에게 항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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