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가혜의 1년…누구보다 길었던 시간 '무슨 일이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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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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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가혜[사진=MBN 뉴스 캡처]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 지난해 4월 참극이 일어났다. 대한민국 국민이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을 만큼 침통했던 세월호 참사. 팽목항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지나가는 노란 리본만 보더라고 가슴이 미어지는 건 그때의 아픔이 고스란히 재현되기 때문이다. 그 사건 한 구석에 '홍가혜'라는 인물이 있다. 그는 왜 사건 1년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악플과 논란에 맞서야 하나.

홍가혜 씨(27)는 지난해 4월 18일 한 종편 뉴스에 출연해 자신을 민간잠수부라고 밝힌 뒤 "민관군 합동 구조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해경이 민간잠수부의 투입을 막고 있다" "장비나 인력이 제대로 지원되지 않고 있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언론과 정부에 불신이 커진 상태에서의 이같은 홍가혜 씨의 발언은 거의 기정사실처럼 대중에게 전달됐다.

그러나 그가 민간잠수부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세월호 사건을 빌미로 자신이 유명해지려 한다'는 음모에 휩싸였고 슬픔에 비례하는 분노가 쏟아졌다. 특히 한 매체의 김 모 기자는 "홍씨가 과거 걸그룹 티아라 전 멤버 화영의 사촌 언니 행세를 했다. 10억대 사기 혐의로 경찰 조사도 받았다. 홍씨는 진도에서 또 거짓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홍씨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지난 1월 광주지법 목포지원 형사2단독은 홍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신분을 위장하거나 인터뷰 발언 등이 다소 과장되는 등 문제가 있었으나 홍씨의 발언이 사실로 볼 정황이 있다는 이유다. 또한 '아이돌 사촌 언니 행세' 등 김 기자의 발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홍씨는 무죄를 선고받았음에도 '거짓 인터뷰'만이 대중의 뇌리에 잠식한 채 사건은 흐지부지 잊혔다. 그러나 최근 디시 '홍가혜'라는 이름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나타났다. 홍씨가 악플러 1000여명을 고소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홍씨는 또 한번 지탄을 받았다. 합의금 200~500만원으로 피고소인과 합의를 본다는 사실에 소위 '합의금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냐는 의혹이 일었기 때문.

이에 홍씨는 자신의 SNS에 악플을 공개했다. 공개된 내용에는 성적 수치심이 불러일으키는 말들과 살인 협박 등 비윤리적인 언행이 담겨있었다. 홍씨는 이어 "내 '악플러 모욕사건'을 담당하고 계시는 변호사님께서는 단 한 차례도 합의를 먼저 요구한 적, 종용한 적이 없으며 나 또한 그렇다"며 "오히려 돈을 안 받고 고소를 취하해준 게 '대다수'다.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홍가혜 씨의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네티즌은 "마녀사냥이 아니냐" "여론재판의 희생자" "언론이 한 시민을 물아 죽인 꼴"이라고 옹호하는 반면 "아무리 그래도 당시 민간잠수부를 사칭한 건 용서할 수 없다"는 비판의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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