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KPOP 가사와 유명 아이돌의 예명은 왜 온통 영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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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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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진오 기자 = 도심가에 자리 잡고 있는 고급 레스토랑 간판과 대중가요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아이돌 가수들의 예명, 그리고 고급아파트부터 동네 조그만 연립주택의 이름까지 온통 외국어 일색이다.

영어는 물론이고 불어나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라틴어 등 국적을 가리지 않고 외국어가 등장하지만 그 속에서 한글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나라에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외국어를 사용해야 고급스럽고 세련돼 보인다는 인식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세련과 고급스러움을 스스로 형성해야겠다고 하는 내적 의지보다 외부에 있는 것에 결탁해 편승하거나 추종하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대학과 기업, 각종 단체를 종횡무진하며 허를 찌르는 깨달음과 감동을 선사하는 ‘창조 인문학의 전도사’로 통하는 최진석 교수는 최근 발간한 저서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을 통해 “자신의 자발성에 집중하지 않는 사람은 항상 시선이 외부로 향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기준이나 이념을 외부에서 수입해 사용할 줄만 알고 좋은 것은 항상 나를 넘어선 곳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일련의 현상들이 얼마나 어색한 일인지를 자각하는 능력 자체가 없어졌다는 사실이다.

최진석 교수는 “나의 가치가 나에게서 실현되지 않고 저 멀리 외부의 것에 편승해야만 실현된다고밖에 생각하지 못하게 된 이 상황, 내가 사라져버린 이 상황, 그런데 이런 상황이 부끄럽게 의식되지 않을 정도로 망가져버린 초라함이 더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최 교수는 자기 스스로를 각성하는 힘이 사라져버린 현실을 개탄하면서 노자가 말한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라’와 ‘자기로 돌아라가’의 의미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도시에서 몰염치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멀쩡한 사람도 예비군복만 입으면 이상하게 망가지는 이유는 익명성에 기대 숨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자기로 돌아가라는 것은 자기 자신을 일반명사 속에 함몰되게 방치하지 말고 고유명사로 살려내라는 뜻”이라고 언급했다.

EBS ‘인문학 특강’에서 화제가 됐던 최 교수의 명강의를 바탕으로 한 <생각하는 힘, 노자인문학>은 세상이 ‘관계’로 되어있다고 본 노자의 사상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남이 들려주는 지식과 가르침에 잠식당하고 세뇌당하며 살고 있는 요즘, “지금 당장 공부를 멈추고 생각하라”고 역설하는 최진석 교수의 가르침은 최근 주체성이 소멸된 시류와 맞물려 깊은 울림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진석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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