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중국비즈](30) 미래 제조업 혁명의 '핵', 3D 프린팅 시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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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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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아주경제 임이슬 기자]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제조업 시대는 정말 끝났을까. 어쩐지 구시대적 어감마저 느껴지는 제조업은 최근 최첨단 기술을 온몸에 휘감고 전세계적 화두로 다시 부상 중이다. 그 부상의 중심에 바로 3D 프린팅 산업이 있다.

지난 2월 중국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시 한 공업단지에 적갈색의 아담한 5층 아파트가 등장했다. 남다를 것 없는 이 아파트는 국제사회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중국이 이미 미래 제조업 시장 경쟁에 동참했음을 방증했다. 해당 아파트는 대형 3D 프린터로 프린트된 '경이로운' 건축물이었다. 골재부터 인테리어까지 모두 프린터로 프린트한 후 이를 조립하는 방식으로 지어진 이 아파트 건축기간은 단 6일에 불과했다.

재료는 물론 공사기간, 노동력 등을 파격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3D 프린터를 이용해 아파트 건설에 나선 업체는 중국의 윈선(盈創新材料(蘇州)有限公司·WinSun)이었다. 중국 대표 3D 프린터 제조업체인 윈선은 지난 12년간 3D 프린터 연구개발에 심혈을 기울여온 실력파 기업이다. 전세계 70여 개 국가에 98개 특허를 출원하는 등 기술력도 상당하다. 초대형 3D 프린터 생산 및 다양한 건축자재, 설계 솔루션 등도 이미 확보했다. 이번에 중국인들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든 3D 프린팅 아파트도 자체 개발한 폭 10m, 높이 6.6m의 거대 프린터로 뽑아냈다.

▲ 제4차 산업혁명의 견인차, 3D 프린팅 산업

최근 3D 프린팅 시장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치열한 전쟁터로 변모 중이다.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완전히 다른 형태의 제조업 시대를 열기 위한 초석이 바로 3D 프린팅 시장에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18세기 제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이 이끌었고 20세기 초 2차 산업혁명은 컨베이어 시스템을 이용한 대량생산체제가 주도했다. 제3차 산업혁명은 1970년대 시작된 공장의 자동화로 대변된다. 시장은 제4차 산업혁명은 보다 파격적인 변화로 완전히 새로운 시대로의 진입을 이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 엔진으로 지목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사물의 인터넷, 빅데이터 그리고 3D 프린팅이다.

3D 프린팅은 CAD(컴퓨터 이용설계) 프로그램으로 설계한 이미지를 프린터로 인쇄하듯 입체적 모형을 생산하는 기술을 말한다. 단시간에 원형에 가까운 물체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고 공유와 수정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일각에서는 3D 프린팅이 각각의 부품을 조립해 하나의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의 근간을 뒤흔들고 심지어 부분이 전체를 구성한다는 인류의 가치관마저 변화시킬 파격적인 기술 혁명이라며 극찬한다. 3D 프린팅으로 생산된 제품은 조합이 아닌 하나의 덩어리기 때문이다.

이에 뉴욕타임즈는 지난해 '세계 25대 발명기술'에 3D 프린팅 기술을 포함시켰다. 3D 프린터가 있다면 공장도, 최첨단 설비도, 인력도 필요없다. 누구나 쉽게 혼자서도 각종 건축물, 의류, 액세서리, 부품 등을 생산한다. 1인 제조업 시대의 도래가 더이상 꿈이 아닌 것이다.

시장 규모와 성장잠재력도 무한하다. 글로벌 시장전문업체 가트너(Gartner) 최근 전망에 따르면 2015년 전세계 3D 프린터 출하량은 21만7000대로 2014년 10만8000대의 2배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3D프린터 출하량은 매년 100% 이상의 증가율을 보여 2018년이면 23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제조업 컨설팅업체인 홀러스 어소시에이츠(Wohlers Associates)는 3D 프린팅 시장규모가 2016년 70억 달러(약 7조7800억원), 2018년에는 125억 달러(약 13조8900억원)로 급증해 2014년의 4배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맥킨지는 2025년 전세계 3D 프린팅 세계 시장규모를 222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 사이로 보고 있다.

3D 프린팅 산업 발전을 알리는 각종 성공 소식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미국 해군은 3D 프린팅 등 첨단기술을 이용해 항공모함 부품 생산에 성공했으며 미국 우주항공국(NASA)는 3D 프린팅 기술로 원거리 망원경을 제작했다.

역시 미국의 로컬모터스(LocalMotors)는 3D 프린터로 제작한 자동차로 시운전에 나서기도 했다. Pi-Top은 세계 최초의 3D 프린팅 기술로 만들어진 노트북을 선보이며 세상을 들썩거리게 했다. 중국 윈선은 3D 프린팅 아파트를 공개했다. 3D 프린터가 마치 마법상자처럼 사탕, 악기는 물론 인체 장기 모형, 첨단부품까지 순식간에 ‘찌익찌익’ 찍어내고 있는 것이다.

▲ 3D 프린팅 후발 주자 중국, 성장잠재력은 '굿'

3D 프린팅 산업에 있어서도 가장 기대되는 시장은 역시 중국이다.

1986년, 3D 프린팅 시장을 주목한 미국에 비해 중국은 10년 정도 늦게 출발한 후발주자다. 관련 기업 수와 기술력, 인적자원 등이 아직 미비한 상황으로 중국의 3D 프린팅 시장은 이제 막 태동기에서 산업화 단계로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3D 프린터 생산 및 관련 서비스 기업이 100곳 정도에 불과하며 윈선처럼 핵심기술을 보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은 10곳 남짓이다.

하지만 시장 규모와 성장 속도만큼은 세계 최고다. 지난 2013년 중국 3D 프린팅 시장 규모는 10억 위안(약 1788억원) 정도였다. 하지만 중국이 3D 프린팅 시장을 주목하면서 향후 몇 년 안에 세계 최대 3D 프린팅 시장으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에 점차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중국 3D프린터연맹은 5년 안에 중국 3D 프린팅 시장이 100억 위안(약 1조788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본토 시장은 물론 거대한 세계 시장 선점이 필요함을 인지한 중국 당국도 3D 프린팅 산업 육성에 적극적이다. 중국 공업신식화부와 재정부 등 관련부처는 지난달 28일 ‘국가 3D 프린팅 제조업 발전추진계획(2015~2016)’을 발표하고 향후 3D 프린팅 산업의 대대적 육성을 예고했다.

계획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내년까지 3D 프린팅 산업 플랫폼을 구축하고 연간 30% 이상의 성장률 달성에 나선다는 포부다. 미국 등 선진국과 경쟁할 수 있는 3D 프린팅 전문기업도 2~3개 육성해 글로벌 경쟁력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항공우주 등 첨단제조장비 생산에 3D 프린팅 기술을 응용하는 등 의료, 연구개발, 임상실험 등 다양한 분야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지난 15일 폐막한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도 연신 '혁신'을 강조하며 3D 프린팅 시장을 주목했다. 세계 공장에서 제조업 강국으로,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체질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중국에게 첨단 기술을 통한 중국 자체 브랜드 구축, '메이드인 차이나'의 위상 제고는 절실하다. 이를 위한 '핵심 첨단기술' 로 3D 프린팅을 꼽은 것이다.

루빙헝(魯秉恒) 중국공정원 원사 겸 시안(西安)교통대학교 기계공학 대학원 원장은 “3D 프린팅 기술은 완전히 새로운 제조기술로 주조·단조·용접 및 절삭과 함께 3대 제조업 기술이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주조·단조·용접과 절삭 기술이 발전하는데는 각각 3000년과 300년이 소요됐지만 3D 프린팅 기술 발전이 시작된지는 고작 30년 밖에 되지 않았다”며 "기본적으로는 중국이나 선진국 모두 출발점에 서 있는 상태"라는 점을 강조했다.

10년의 격차는 얼마든지 따라잡을 수 있는 시대이고 중국과 중국 기업에게는 선진국을 뛰어넘을 능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은 3D 프린팅 시장의 막강한 경쟁자이자 동시에 무한한 기회다. 향후 중국이 세계 3D 프린팅 시장의 압도적인 '거두'로 부상할지 그저 거대한 시장에 머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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