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5] 구글·페이스북 vs 이동통신사, 인프라 ‘무임승차’ 갈등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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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0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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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개막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5'에서 기조연설에 나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진=MWC 공식 페이스북 자료 사진 ]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 중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5'에서 기조연설에 나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제3세계 인터넷 보급 사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순다이 피차이 구글 수석 부사장도 인터넷 접속 환경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인터넷 망을 세계 곳곳에 구축하는 통신사업자는 구글과 페이스북의 인프라 '무임승차'에 쓴 소리를 쏟아내면서 인터넷 업체와 이동통신 업체의 긴장 관계가 여실히 드러났다.

▲ 페이스북, 구글과도 손잡을 수 있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기조연설에서 인터넷 보급을 위해 구글과 손을 잡을 수 있냐는 질문을 받고 “구글의 검색 엔진과 더욱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싶다”고 밝혔다.

구글은 열기구를 이용해 인터넷 접속 환경을 확대하는 룬(Loon)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저커버그는 “잠비아에서 인터넷오알지(internet.org) 앱을 출시했을 때 앱들 중의 하나는 구글 검색과 함께 내놓았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기조연설에서 저커버그는 "우리는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는 것을 돕고자 한다. 디지털로 연결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서로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구글, 인터넷 넘어 이동통신사업까지 넘본다
순다이 피차이 구글 수석부사장은 MWC 기조연설에서 "구글은 인터넷이 전혀 불가능한 지역에 인터넷 접속을 제공하는 매우 미래지향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며 "프로젝트 룬, 프로젝트 링크 및 프로젝트 타이탄은 각각 풍선, 섬유와 드론을 사용해 인터넷 접속을 제공하기 위한 시도"라고 언급하면서 “여전히 많은 사람이 오프라인 세계에 있다”고 지적했다.

또 피차이 수석부사장은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할 방침도 밝혔다. 통신업체에서 회선을 빌려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로 수개월 이내에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기본OS에서 8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는 구글이 이동통신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모바일 시장의 존재감은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글은 미국 이동통신 3위 업체 스프린트와 4위 T모바일과 협상 중이다. 피차이 부사장은 이동통신사업 진출에 대해 “구글이 어떠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보여주기 위해 시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구글의 스마트폰 ‘넥서스’처럼 실험적이고 소규모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글은 미국 일부 지역에서 독자적으로 광케이블을 이용한 고속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이동통신 서비스 제공은 이번이 처음이다.

▲ 구글과 페이스북, 통신 인프라 무임승차?
중남미를 중심으로 32개국에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셀그룹의 데니스 오브라이언 회장은 1일(현지시간) WSJ과의 인터뷰에서 "저커버그는 파티에 빈손으로 찾아와 샴페인을 들이키고 여자들에게 치근덕대는 남자 같다"고 꼬집었다. 또 구글에 대해서는 “광고 수익으로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우리 통신업체에게 한 푼도 돈을 지불하지 않는 근대 역사상 이례적인 사업 모델”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통신업체가 구축한 인프라를 이용해 페이스북과 구글 등 인터넷 업체가 많은 이익을 올리고 있는데 대한 불만의 표출이다. 또 페이스북과 구글 등 인터넷 기업이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전화를 걸거나 이메일을 무료로 보낼 수 있어 이용자들이 통신업체에 요금을 지불하지 않는 우회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신업체는 이들이 우회수단을 제공해주면서 트래픽을 발생시켜 온라인 광고에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통신업체와 협력해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글은 인터넷 보급을 위해 룬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해저 케이블 설치를 위해 연간 350억 달러를 투입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인터넷 업체와 통신업체 간 긴장관계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유럽 통신업체도 구글이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으며,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달 26일 인터넷망을 공공재(public utility)로 분류해 속도 차별을 금지하는 ‘망중립성’을 강화한 규정을 통과시켰다. WSJ는 이는 상업적인 이해가 트래픽에 개입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으로, 통신업체는 ‘인터넷 중립성’을 둘러싼 이번 논쟁에서 패배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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