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고 붉은 향기 가득…봄이 피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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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05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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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도에 펼쳐지는 '꽃 잔치'…싱그러운 봄기운 만끽하기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아주경제 기수정 기자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 하루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도심은 여전히 쌀쌀하기만 하다. 너도 나도 어깨를 잔뜩 움츠린 채로 겨울 막바지를 보내고 있는 이 때에 남도에서는 이미 화려한 '꽃 잔치'가 펼쳐지고 있다.

싱그러운 봄기운을 조금은 일찍 만끽하고 싶다면 꽃향기 가득한 남도로 여행을 떠나보자.

한국관광공사(사장 변추석)는 '남도 꽃 잔치로 놀러 오세요'라는 테마 아래 전남 장흥의 정남진 바닷가, 경남 거제의 지심도, 양산 통도사와 김해건설공고, 전남 순천 선암사와 순천향매실마을, 그리고 제주 한림공원까지 다섯 곳을 '3월 가볼 만한 곳'으로 추천했다.

◆정남진 바닷가에서 보내온 동백꽃 편지

전라남도 장흥의 봄은 정남진 바닷가에서 시작된다.

따뜻한 남쪽 바다에서 불어온 봄바람은 묵촌리에 이르러 동백 꽃망울을 터뜨린다.

용산면 묵촌리는 동학 농민군이 싸운 장흥전투를 이끈 이방언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 곳의 동백림은 수령 250~300년의 고목 140여 그루가 모인 아담한 숲으로, 뚝뚝 떨어지는 동백 꽃비를 맞으려면 3월 중에 찾는 것이 좋다.

광활한 동백 숲을 보려면 천관산 동백생태숲에 가자. 계곡을 따라 약 20만㎡에 걸쳐 동백 군락지가 형성됐다. 

장흥삼합을 비롯한 먹을 거리 천국인 정남진 장흥 토요시장은 토요일과 오일장(끝자리 2·7일)이 서는 날 열린다. 단 상설 시장과 한우 판매장, 식당은 매일 영업한다.

이 곳은 장흥 특산물이 알뜰한 가격에 거래되고 볼 거리가 다양해 여행객이 꼭 거쳐야 할 곳이다.

야생 차밭과 비자나무 숲을 통과하는 길이 인상적인 보림사, 밤하늘의 신비를 엿볼 수 있는 정남진 천문과학관, 정남진전망대 등 봄꽃을 찾아가는 길에 둘러볼 여행지가 많다. 061-860-0224

◆해안선 숲길 따라 수줍게 핀 동백…거제 지심도
 

경남 거제시 지심도 동백꽃.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수줍은 봄’은 경상남도 거제의 바다에 먼저 깃든다.

붉게 핀 동백꽃은 3월이면 해안선 훈풍을 따라 소담스런 자태를 뽐내는데, 그 중 전국에서 손꼽히는 동백 군락지 가운데 한 곳인 장승포항 남쪽의 지심도를 꼭 방문해 보자. 
 

지심도 둘레길에 떨어진 동백 =한국관광공사 제공

원시림을 간직한 지심도의 식생 중 50% 가량이 동백으로 채워지면서 자연스레 동백 터널을 만드는데, 이 모습이 가히 절경이다. 

지심도의 동백꽃은 12월초 피기 시작해 4월 하순이면 대부분 꽃잎을 감춘다. 꽃구경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2월 말부터 3월 중순까지다.

100년 이상 된 동백이 숲을 이루는 지심도 둘레길을 걷는 데에는 두 시간 정도 걸린다.

거제도 남쪽 우제봉 산책로 또한 해금강 등 주변 바다 비경이 어우러져 동백꽃 보는 재미도 더한다.

도다리쑥국, 물회 등은 거제의 봄을 더욱 향긋하게 채우는 별미다. 055-639-4172

◆봄바람에 실려오는 짙은 매화 향기…양산 통도사와 김해건설공고
 

분홍빛이 아름다운 양산 통도사 홍매  =한국관광공사 제공

해마다 2월이면 경상남도 양산 통도사의 홍매화가 꽃을 피운다.

신라 시대 통도사를 창건한 자장율사의 법명에서 비롯된 까닭에 ‘자장매’로 불리는 이 매화는 고고하면서도 화려한 자태가 보는 이의 넋을 잃게 한다. 수령은 약 350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산시 원동면 일대도 매화 명소다. 영포마을을 비롯해 쌍포․내포․함포․어영마을 등에 매화 밭이 조성됐다.

특히 영포리 영포마을에는 매화나무 2만 그루에서 폭죽이 터지듯 꽃이 피어난다. 하얀 매화가 만개한 모습이 무척 아름답다.

개인 농원인 ‘순매원’도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낙동강 변에 위치한 까닭에 매화 밭과 강, 철길이 어우러진 풍경을 만날 수 있다. 055-392-3233

통도사에 홍매화가 필 무렵, 김해건설공고에는 ‘와룡매’가 꽃잎을 연다.
 

경상남도 김해시 김해건설공고 매화가 피어 봄을 알린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매화나무 모양이 용이 꿈틀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기어가는 것처럼 보인다고도 해서 와룡매라 불린다.

매화가 만발할 무렵이면 이곳 김해건설공고의 교정에는 꽃을 보려는 사람들과 삼각대에 카메라를 단 사진작가로 넘쳐난다.

학교 인근에는 수로왕릉, 국립김해박물관 등 가야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유적이 많아 꽃구경을 핑계삼아 봄나들이를 떠나볼 만하다. 055-330-4445

◆여린 꽃그늘 아래 매화 향기에 취하다…순천 선암사와 순천향매실마을
 

순천향 매실마을의 만개한 매화 =한국관광공사 제공

전라남도 순천 선암사의 매화는 ‘선암매’라는 특별한 이름으로 불린다. 수백 년 동안 꽃을 피워낸 고목은 천연기념물 488호로 지정됐다.

매서운 겨울 추위를 견디고 꽃망울을 터뜨리는 매화나무들이 종정원 담장을 따라 드리워진 고운 꽃그늘, 짙은 매화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순천향매실마을에는 선암사와는 또다른 풍광이 펼쳐진다.산자락을 따라 자리잡은 마을이 하얀 매화로 구름바다를 이루는 듯하다.

마을 단위로는 전국 최대 면적을 자랑하는 매화나무 재배지로, 주민들은 매화가 만개하는 시기에 축제도 연다.

음력 1월에 피는 ‘납월매'(백매와 함께 가장 빨리 피는 매화의 한 종류)로 이름난 금둔사와 조선 시대 읍성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낙안읍성 민속 마을도 봄날을 만끽하기에 좋은 탐방지다.

순천만 정원과 순천만 자연생태공원도 함께 둘러보자. 1577-2013

◆봄꽃이 가득한 제주 나들이
 

노리매공원 매화와 고택 =한국관광공사 제공 =한국관광공사 제공


누구보다 먼저 봄을 맞이하고 싶다면 제주로 떠나보자.

한림공원은 수선화와 매화가 차례로 꽃을 피우며 봄맞이에 나선 여행자를 유혹한다.

한림공원의 수선화·매화정원에는 60년생 능수매와 20년 이상 된 백매화, 홍매화, 청매화가 일찌감치 꽃을 피운 수선화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꽃동산을 이룬다.

봄꽃 외에도 아열대 식물원과 산야초원, 재암수석관, 연못정원, 협재·쌍용·황금굴 등 볼 거리가 많다. 064-796-0001

노리매에서는 매화를 비롯해 수선화, 유채, 하귤 등 제주의 봄에 흠뻑 빠져들 수 있다.

꽃놀이와 함께 제주의 전통 배(테우) 체험도 놓치지 말고 즐기는 것은 어떨까.
 

카멜리아 힐을 찾은 관광객 =한국관광공사 제공

동양 최대의 동백 수목원 카멜리아힐은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다양한 동백꽃이 쉬지 않고 피어 늘 붉은 카펫이 깔린 것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뽐낸다. 봄에 꼭 봐야 할 것으로 제주 들불축제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매콤한 갈치조림과 전복이 푸짐하게 들어간 전복 뚝배기로 봄나들이를 마무리해보자. 064-792-0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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