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부진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세계 3위로 내려앉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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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2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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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저가 수주의 영항으로 지난해 3조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가 22개월여 만에 수주잔량 기준 세계 3위로 떨어질 상황에 몰렸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리포트 최근호에 따르면 2014년 12월말 기준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의 수주잔량은 515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으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753만1000CGT)에 이어 세계 2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11월말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에 1위 자리를 내주었을 당시 격차는 58만6000CGT였으나 한 달 사이에 238만1000CGT로 벌어졌다. 특히 3위인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501만CGT)와도 불과 1만CGT 차이로 좁혀졌다. 현대중공업 올 1월에도 사실상 상선 수주를 못한 상황인데다가 선박 인도 물량이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보다 많아 3위로 떨어질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가 3위로 내려 앉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수주를 중단한 2010년 1~11월과 2011년 2~12월, 상선 수주가 부진했던 2012년 1월부터 2013년 3월이었다.

2013년 4월 이후에는 부족한 일감을 채우기 위해 공격적인 수주를 벌인 끝에 그해 9월 1위로 복귀했다가 저가 수주 사태가 불거진 2014년에는 9월 2위로 떨어졌다가 10월 다시 1위로 올라섰으나 11월에는 또 다시 대우조선해양에 자리를 내줬다.

클락슨리포트의 단일 조선소의 수주잔량 집계는 업계로부터 받은 자료를 단순 비교하는 것이라 정확성 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며 월간 순위도 큰 의미를 부여할 만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조선업종에서 절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세계 1위 현대중공업의 핵심인 울산조선소가 수위 자리를 내줬다는 것은 회사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힌 것이다. 더군다나 좀처럼 내홍을 극복하지 못한 가운데 비용 수익성을 보장을 이유로 수주영업도 적극적으로 전개하지 못하고 있어 3위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최길선 회장·권오갑 사장 대표체제로 전환한 뒤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으나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노조 조합원들이 임금 및 단체협상 잠정 합의안을 부결시킨 데 이어 최근에는 희망퇴직에 대한 반발로 일반사무직 직원들이 노조를 설립키로 하는 등 직원들의 불만은 가중되고 있다.

4분기 실적도 본사 기준으로는 부실 규모는 줄어들겠으나 계열사를 합친 연결 기준으로는 조 단위 적자가 예상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당분간 현대중공업의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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