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징금 폭탄 무서워”...발전공기업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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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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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한국전력공사 산하 발전 공기업들이 올해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대폭 늘릴 전망이다. 해마다 높아지는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 비중에 따른 과징금 부담을 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개발 속도에 따라 공급의무 비율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의 정책대로라면 발전사들이 매년 과징금 폭탄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RPS 의무 이행 대상인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동서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중부발전 등 발전 공기업들이 올해 신재생에너지 예산을 지난해보다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수원과 동서발전의 경우 ‘신재생에너지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골자로 한 사업 계획과 관련 예산을 확정했으며, 나머지 발전사들 역시 신재생에너지사업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사업 계획을 작성한 상태다.

RPS는 태양광, 풍력, 수력 등을 이용하는 친환경 발전을 확대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고 2012년 도입됐다.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전체 전력 생산량의 10%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것으로 목표로 매년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이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50만kW 이상의 설비용량을 갖춘 발전공기업들은 직접 설비를 짓거나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로부터 공급인증서(REC)를 구매해 할당량을 채워야 한다.

앞서 한수원을 제외한 5개 발전 공기업들은 지난해 RPS 불이행에 따른 과징금으로 총 441억원을 부과받은 바 있다. 회사별 과징금은 서부발전이 181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중부발전 113억원, 동서발전 79억원, 남부발전 62억원, 남동발전 6억원 순이었다.

이는 2012년도 254억원의 2배에 달하는 과징금 규모로, 해당 공기업들이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늘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보여준다. 더 이상의 과징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서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대가 불가피한 것.

이에 한수원은 지난해 458억원보다 114% 늘린 981억원을 올해 신재생에너지 사업 예산으로 책정하고, 기존 수력에서 풍력, 연료전지, 태양광 등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꾀하기로 했다.

한수원은 660억원의 부산그린에너지 등 연료전지사업 4건(120㎿)을 추진하고, 한빛풍력 등 풍력사업(8건, 140㎿)에 280억원, 밀양태양광 등 태양광사업(4건, 10㎿)에 4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동서발전 역시 지난해 400억원에서 100억원 늘린 500억원을 신재생에너지에 투입한다. 동서발전은 올해 ‘RPS 100% 이행’을 목표로 바이오 혼소 사업을 확대하고, 가축분뇨나 커피부산물을 활용한 자원재생을 통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이 밖에 중부발전을 비롯해 다른 발전 공기업들의 경우 신재생에너지사업을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사업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량 재산정 등 제도개선이 따르지 않는다면 발전사들이 매년 과징금 폭탄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RPS 의무량이 2% 수준임을 감안할 때 정부가 계획한 대로 2022년부터 10% 이상 의무량을 적용할 경우 과징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제6차 전력수급계획과 제2차 에너지 기본계획에서 신재생에너지 목표치를 비현실적으로 높은 11%로 잡다보니 정책이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면서 "과징금이 매년 늘어나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려면 RPS 의무량 증가를 이행수단 개발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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