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샤를리 에브도 테러] 이슬람권, 무함마드 만평에 왜 분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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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1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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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슬람교 최대 성지 메카 (위키피디아 자료 사진) ]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서방이 무슬림의 감성을 존중한다면 서방과의 진지한 대화가 쉬워질 것이다”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기 전 기자들에게 이란인들이 왜 샤를리 에브도의 최신호 표지에 당혹해하는지를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표지에 그려진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 만평이 이슬람권과 서방의 대화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15일 지적했다.

그러나 14일(현지시간) 파리 시내 신문 판매소에는 샤를리 에브도 최신호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몰려 대부분 매장에서 매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샤를리 에브도는 파리 뿐 아니라 프랑스 전역에서 대규모 매진 사태가 벌어지면서 애초 계획된 발행 부수 보다 200만부를 더 찍어 500만부를 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시중에 품귀현상이 빚어지면서 온라인 경매사이트 이베이에는 정가 3 유로인 최신호가 1만5000 유로로 출품되기도 했다.

이슬람교에서는 무함마드의 모습을 그리는 행위가 엄격히 금지돼 있지만, 샤를리 에브도는 무함마드를 종종 만평 대상으로 삼아왔다. 이날 판매된 주간지 만평에도 예언자 무함마드가 그려져 무슬림은 이 사안을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슬람은 기독교와 달리 예언자에게 신성을 부여하지 않지만 절대자 알라(신)의 마지막 예언자로서 부여하는 그의 지위를 각별하게 여기고 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새 만평은 예언자의 명예를 공격했다”며 “이런 전쟁 행위는 샤리아(이슬람 율법) 법정에 회부될 경우 사형감이다” 라는 이슬람 성직자의 발언을 소개했다.

이슬람교의 경전으로, 예언자 무함마드가 유일신 알라에게 받은 계시를 집대성한 꾸란(Koran) 9장 16절에는 "알라의 사도(예언자)를 상하게 하는 자는 고통스러운 벌을 받을 것이다"라고 기술됐고, 이에 기반한 샤리아는 이 행위를 신성모독으로 간주해 반성하더라도 사형에 처하도록 명하고 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이슬람권에서는 예언자 무함마드를 조롱하거나 비판하는 행위에 대해선 예외없이 중형이 선고된다.

이러한 이슬람 정서에 따라 샤를리 에브도의 무함마드 만평에 대한 세계 각국 언론의 논평도 엇갈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특정 종교를 일부러 비난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번복하면서 무함마드 만평을 게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폭스뉴스, USA 투데이도 무함마드 만평을 게재하는데 동참했다.

반면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CNN은 무함마드 만평을 싣지 않았다. CNN은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으나 NYT는 불필요한 모욕이라고 평가해 게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구의 99%가 이슬람교도인 터키의 경우 무함마드 만평이 올라온 웹사이트를 전면 차단하고 경찰당국은 이번 최신호를 검열한 뒤 무함마드를 묘사한 표지 만평이 실리지 않은 것을 확인한 후 배포를 허용했다.

한편 영국 텔레그래프는 샤를리 에브도 창간 멤버의 말을 인용해 "이번 테러로 사망한 편집장이 과도한 도발로 동료들을 죽음으로 이끌었다"고 비판했다고 14일(현지시간) 소개했다.

그는 샤를리 에브도가 과거에 무함마드 풍자 만평을 잇따라 실은 것을 두고 "그래서는 안되는 일이었는데 편집장은 1년 뒤 또 그렇게 했다"고 비판했다. 
 
샤를리 에브도는 2011년 '아랍의 봄'과 관련해 무함마드를 부정적으로 묘사한 만평을 표지에 실어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 2012년에는 무함마드의 누드 만평을 게재해 이슬람권을 중심으로 강한 반발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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