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 씨, 코미디 발전을 위해 힘쓰던 모습 아직도 생생합니다[권혁기의 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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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2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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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준호가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홀에서 열린 '2014 KBS 연예대상’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작년 KBS 연예대상 대상은 개그맨 김준호가 차지한 바 있다. 매우 의미가 있는 수상이었다. 지난 2003년 박준형 이후 10년 만에 탄생한 ‘개그맨 대상’이었다. 줄곧 유재석, 김제동, 탁재훈, 강호동, 이경규, 신동엽 등 리얼버라이어티 출연자들이 받아왔기 때문이었다.

지난 2009년 도박 사건에 연루되면서 오점을 남겼지만, 이듬해 복귀와 함께 온갖 예능활동부터 ‘개그콘서트’ 부흥에 힘써왔다. 이와 별도로 지난해 제1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집행위원장으로 코미디 한류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영화배우가 아닌 개그맨들의 레드카펫이 끝나고 뒤풀이 겸 모인 술자리에는 김준호를 비롯해 김준현 등이 참석했다.

당시 김준호는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 대해 “에든버러 페스티벌, 몬트리올 코미디 페스티벌, 멜버른 코미디 페스티벌을 잇는 세계적인 코미디 축제로 키워가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어 “세계의 다양한 개그 콘텐츠를 한국에 소개하고 한국 코미디언들의 활동 영역을 넓혀주고 싶다”고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그런 그가 횡령 건으로 불편한 상황에 처했다. 소속사 코코엔터테인먼트 측은 지난 18일 김준호와 공동대표로 일하던 김모 씨가 수억원대의 회사 자금을 횡령한 뒤 잠적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소속사 측은 “김 모 대표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김 대표가 수년간 횡령한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자료도 함께 영등포 경찰서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돈이나 재정관리 등 실질적인 실무는 김모 씨가 보고, 김준호는 공동대표로 개그맨들을 관리하는 데 힘써왔다.

이를 알고 있는 개그맨 후배들은 그를 응원하기에 나섰다. 27일 오후 방송된 ‘2014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김대희는 감사를 표할 이들을 쭉 열거한 뒤 김준호를 지목하며 “준호야, 너 작년에 대상 받을 때 나 언급 안 했잖아. 나도 안 할래”라고 에둘러 애정을 드러냈고,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지민도 “김준호 선배님 힘내시라. 이 상의 영광을 선배님께 돌리겠다”고 말했다.

김준현은 “다들 알다시피 요즘 김준호가 굉장히 힘들다. 그런데도 웃기려고 정말 노력하는 사람”이라며 “카메라가 없는 상황에서도 주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려고 한다. 자신의 힘든 상황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려고 하는 모습이 참 짠하다. 우리 모두 똘똘 뭉쳐서 지금 힘든 일을 이겨내려고 한다. 지켜봐 달라”고 김준호의 대상 수상을 지지한다고 피력했다.

동료 개그맨들은 알고 있는 것이다. 김준호가 이번 횡령 건으로 얼마나 힘들지. 김준현도 코코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김준호는 올해 무관으로 연예대상을 마감했지만, 상과 달리 더욱 값진 무언가를 얻어 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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