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루블화 폭락] 환율 방어 '안간힘'...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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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1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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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루블화 폭락 ]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러시아의 루블화 환율 폭락에 따른 금융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 정부는 17일(현지시간) 금융 안정화 대책을 잇따라 발표했다. 러시아 정부의 대책 발표로 16일까지 폭등하던 루블화는 다소 진정세로 돌아섰다.

지난 16일 러시아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발표 후에도 거듭된 하락으로 최저치를 기록한 루블화는 17일 한 때 달러당 60루블 전반까지 회복하기도 했으나, 반등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61루블로 거래를 마감했다.


▲ 중앙은행·재무부, 금융 안정화 대책 발표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금융기관들의 안정성 강화 지원을 위해 내년에도 각 은행의 자본금 확충 조치를 취하도록 할 계획이다. 시중 은행과 기업의 대외 채무 상환에 대한 차질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외화 자산 공여를 확대하는 조치도 취할 계획이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시중 은행이 제공하는 채권을 담보로 외화를 제공하는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를 확대하기 위한 추가 옥션을 개설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밖에 은행들이 외화 거래와 관련한 감독 기준 이행 평가에서 루블화 환율 폭등이 일어나기 전인 지난 분기 환율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재무부도 국고 계좌에 보관 중인 외화를 매각해 환율 방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알렉세이 모이세예프 재무차관은 이날 “재무부 국고 계좌에 예치된 70억 달러(약 7조 7000억원)를 시장에 매각하겠다”고 언급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재무부가 이미 국고 계좌에 예치된 외화를 시장에 풀었다고 전했으며 전날까지 치솟았던 루블화의 환율은 60루블 전반까지 회복했다.


▲ 루블화 환율 진정... 푸틴 지지율 80% 유지

이러한 러시아 중앙은행과 재무부의 잇따른 금융 안정화 대책 발표로 폭등하던 루블화 환율은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16~17일 간 달러 대비 100루블 가까이 치솟았던 루블화 환율은 60루블 전반까지 떨어졌으며, 달러당 61루블로 마감됐다. 그러나 올해 초에 기록한 달러 대비 32루블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어 대통령의 지지도가 여전히 80%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이번 루블화 폭락 사태에도 그의 입지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푸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 수습과 관련된 입장을 발표한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앞두고 지난 9월부터 가택 연금 상태에 놓여 있던 신흥재벌 시스테마 홀딩스의 블라디미르 예프투셴코프 대표가 가택연금에서 풀려났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유력 재벌의 가택연금을 풀어주면서 러시아의 투자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연출하고 루블화 환율과 러시아 증시의 급락을 조금이라도 막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라 분석했다.


▲ 러시아 당국은 루블을 안정시킬 수 있을까

러시아 금융당국은 루블화 환율 폭락을 막기 위해 금융 안정화 정책을 잇따라 발표했으나 당국이 발표한 정책이 그대로 지켜질지는 두고봐야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우선 러시아 중앙은행은 환율 폭락을 막기 위해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17%까지 끌어 올렸다. 그러나 금리 인상 조치가 별 효과를 보지 못하자 곧 바로 국고에 예치된 외화를 시장에 풀고 급한 불은 껐지만 환율이 계속해서 요동칠 경우 외화를 풀고 시장에 개입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러시아 정부가 외환 거래를 일정 기간 중단시키고 외화 예금 인출을 통제하는 극약 처방을 내릴 수 밖에 없다고 분석하면서도 이러한 조치를 실제로 취하게 될 경우 1990년대 러시아가 통화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루블화에 대한 신용을 끌어 올리기 위해 노력한 정부의 모든 조치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크렘린 공보실은 17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독일·프랑스·우크라이나 정상들과 잇따라 전화 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고 발표했다. 크렘린 공보실은 이날 통화에서 일시 중단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교전 사태를 영구적인 평화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이날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안정을 위해 지체하지 말고 즉각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했다. FT도 결국 러시아가 이 사태를 해결하려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대한 군사지원을 멈추고 휴전협정을 준수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먼저 러시아 은행과 러시아 에너지 관련 기업에 대한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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