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 “실패 위에서 성공 꿈꾸는 벤처 생태계 조성 위해 노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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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16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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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 사진제공-다산네트웍스]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벤처기업은 창조경제의 핵심이자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원동력이다. 글로벌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상당수 IT 기업들의 시작이 창조적인 아이디어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이었다는 점에서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 국내에서도 여전히 벤처는 ‘미래’라는 단어와 일맥상통하고 있다.

다산네트웍스의 대표이기도 한 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은 성공한 벤처 1세대로 정평이 난 인물이다. 지난 2013년 6월부터 올 7월까지는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며 청년 일자리 창출과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활동하기도 했다.

남 회장은 기자와 만나 국내 벤처기업시장 생태계가 곳곳에서 체질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존의 중견 벤처기업이나 코스닥은 분명 아쉬움이 있지만 대신 IT 스타트업이 빠른 발전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으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반응이다. 현재 벤처기업은 약 3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며 지난해 기준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벤처도 450개 수준이다. 스마트 디바이스의 발달로 새로운 형태의 벤처가 더 많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빠른 성장세에 따라 국내 벤처시장의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다. 실패로 인한 상처를 회복하기도 전에 경쟁에서 밀려버리는 ‘잔혹한’ 생태계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남 회장은 이는 벤처가 갖는 어쩔 수 없는 숙명이라 말한다. 실패를 딛고 성장하는 것이 바로 벤처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만 대신 실패했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환경 구축은 필요하다. 실패를 겪은 기업에게 ‘낙인’이 아닌 오히려 높은 평가를 내려주는 그런 인식이 자리 잡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연대보증 및 블랙리스트 폐지 등 제도적인 변화는 물론, 정부 투자 일변도가 아닌 민간 투자의 확대도 요구된다.”

남 회장은 일부 벤처기업들의 ‘캐시아웃’ 움직임에 대해서도 관대한 시선을 유지했다. 일각의 주장처럼 ‘먹튀’라는 삐뚤어진 관점으로만 접근하는 건 대단히 위험하다는 입장이다.

“성공한 벤처는 재투자를 하기 마련이다. 돈을 벌었다고 사라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도전하고 성공해서 그에 걸맞은 보상을 받고 이를 다시 벤처에 투자하는 선순환의 성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공사례가 많아야지 더 많은 인재들이 벤처에 도전하지 않겠는가. 혁신은 벤처가 하고 확산은 대기업이 한다는 측면에서 M&A 역시 긍정적이다. 벤처 활성화를 위해서는 더 많은 성공사례가 필요하다.”

국내 벤처시장을 논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것이 바로 ‘규제 개혁’이다. 너무 많은 규제가 벤처 창업 및 생존에 위협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남 회장은 벤처 자체를 향한 규제보다는 새로운 시장에 과도하게 진입하려는 대기업의 ‘욕심’을 막아주는 ‘방어적 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한 기존 시장에서 혁신적 서비스를 시도하기 위해서는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견고한 ‘진입벽’을 허물어 줄 수 있는 과감한 정책 변화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벤처보다는 대기업이 규제에 민감하기 마련이다. 상생과 동반성장을 위해서 정부가 규제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벤처의 목을 조르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영역 확산을 막아줄 수 있는 그런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 아울러 벤처들의 자유로운 도전을 보장하는 열린 자세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핀테크’의 경우 너무 많은 규제로 벤처들의 진입 자체가 쉽지 않다. 기존 시장과 신사업 시장을 분리하는 규제 정책이 필요하다”

남 회장은 이제 국내 벤처시장도 ‘창업’이 아닌 ‘생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많은 벤처 기업들이 자신들의 결과물을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시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아이디어와 기술을 제대로 ‘판매’할 수 있는 시장 개척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벤처의 화두가 된 글로벌 진출 역시 북미·유럽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북미와 유럽은 현실적으로 비영어권 국가의 벤처가 도전하기에는 어려움이 너무 많다. 오히려 동남아시아나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 이른바 ‘제 3 시장’을 전략적으로 노려야 한다고 본다. 이미 미국, 중국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 무리하게 도전할 필요는 없다. 우리만의 전략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남 회장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벤처의 자세지만 그렇다고 실패에 둔감해져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실패를 기반으로 성공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실패의 원인과 결과를 냉철하게 바라볼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패 위에서 성공을 꿈꿀 수 있는 벤처 생태계 조성이 벤처기업협회장인 그의 목표다.

“벤처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중요한 건 아니다 싶을 때 망설이지 않고 과감히 새로운 도전을 준비할 수 있는 자세다. 준비 중인 사업이 잘 되지 않는다는 건 뭔가 잘못됐다는 의미하기 때문이다. 실패가 성공의 기반이 될 수 있는 그런 벤처 문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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