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술로 웃기는 '무한도전', 왠지 모를 씁쓸한 뒷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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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1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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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잦은 음주운전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무한도전'이 이번에는 오히려 술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이 콘셉트, 시청자는 뭔가 불편하다. 음주운전을 웃음으로 넘기려는 의도인지, 아니면 음주에 대한 경각심을 주려는 것인지 의도가 모호했다.

13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은 '유혹의 거인' 특집으로 멤버들의 음주 실태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유재석은 "늦은 밤 걸려온 한 통의 전화가 우려했던 대로 노홍철의 음주운전 소식이었다. 늦은 밤 멤버들에게 술자리를 제안한다면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지를 확인해 보고자 특집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연상케 하는 세트장에서 유재석은 김상중의 말투와 어조를 정확하게 흉내 내며 웃음을 자아냈다. 길, 노홍철의 음주운전을 언급하며 멤버들이 녹화 전날 술을 마시지 않는지 실험하는 과정을 공개, '유혹의 거인' 특집에 대한 기획의도도 설명했다. 이번 특집 위해 멤버들과 두루 친분이 있는 '거인' 서장훈이 조력자로 등장했다.

이날 유재석은 지금 '무한도전'에 닥친 위기를 "어느새 멤버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말로 대신했다. 어찌 보면 10주년을 앞둔 '무한도전' 역대 최고 위기 상황이다.

'무한도전'은 그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정면돌파하는 모습으로 위기를 기회로 잡으려고 했다. 현 멤버들의 음주실태를 확인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려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저 "녹화 전날에는 술을 마시지 말아라", "멤버들이 과음을 하면 제보해달라"는 말로 대안을 마련했다. 음주운전을 장난스레 넘어가려는 모습 역시 시청자에게 불편함을 자아냈다. 몰래 카메라를 통해 멤버들이 술을 마시는지 확인한다는 의도는 좋았지만, 이 과정에서 멤버들 간의 장난과 웃음은 오히려 음주운전을 쉽게 여기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 시청층이 낮은 만큼 어린 시청자가 음주운전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위험도 있었다.

재미를 위해서였을까. 3주 동안 이어진 '유혹의 거인'은 결국 정형돈, 박명수, 하하가 모두 음주 유혹에 넘어가면서 성공적으로 마쳤다. 하지만 이 모습을 본 시청자는 웃음 뒤 왠지 모를 씁쓸함이 입속을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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