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못넘은 5대그룹]LG, 중국서 썩고 있는 속병 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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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1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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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박현준 기자 = LG그룹은 최근 양호한 실적에도 내재된 중국 리스크가 종양처럼 커지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스마트폰의 남은 성장시장인 중국과 인도에서 존재감이 미약하고, 막대한 투자금을 들인 현지 제조생산기지는 자국기업의 성장으로 사양길을 걸을 가능성이 대두되는 형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이 계획하는 중국사업의 큰 그림은 이제 본격적인 수익 회수기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중국내 생산기지 건설에 힘써왔다면 앞으로는 설비 운영 효율화 및 영업력 확대 등을 통한 수익성 확충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시 LCD패널 공장 준공식에서 구본무 LG 회장은 “향후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전략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LG가 그간 중국시장 진출 전략으로 코스트 절감을 위한 생산기지화에 집중해왔는데, 앞으로는 최대 시장으로서 중국 내수를 겨냥한 전략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문제는 한국의 소재 수출, 중국의 가공으로 이어지는 한중간의 무역분업구조에 균열이 생겼다는 점이다. 중국은 소재 자급력 확대로 가공무역에서 탈피하며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재 수입 증가율이 갈수록 둔화되는 추세다.

LG그룹이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 등의 중국 생산법인을 늘리며 현지화한 것은 이런 수입 감소분의 대비책이 된다. 하지만 중국 기업과의 경합도가 증가하는 속에서 어떻게 분업구조를 확립할지, 중국내 일본·대만·중동 등 제3국 기업과의 경쟁심화는 어떻게 대응할지 등 어려운 과제가 산적했다.

특히 중국은 석탄과 셰일가스 등 자국 부존자원을 활용한 화학산업을 육성시켜 패러다임을 바꾸려 하고 있다. 이는 LG화학 등 전통적인 석유 기반의 국내 화학업계에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온다.

LG그룹은 또 전자, 화학, 전기차 등 제조업 수직계열화로 원가경쟁력을 높여 왔지만 밸류체인 중 어느 한쪽이 부진하면 다른 쪽도 타격을 입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음에도 실적 변동성이 큰 모바일 사업이 그 불안요인 중 하나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로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의 중요성이 부각되지만 LG전자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현지에서 1% 밑에 머물고 있다. 그간 적자를 감수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도 핵심 전략시장에서의 브랜드력이 부족한 것은 뼈아프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해외 매출을 공개한 LG그룹 8개 계열사의 중국매출은 지난 3분기까지 누적으로 27조45억원을 기록, 전년동기 27조9981억원 대비 3.5% 줄었다.

시장 전문가는 “LG는 중국 기업의 추격으로 TV·가전 성장이 둔화되고 스마트폰은 선두와 후발기업 사이에 끼여 힘든 경쟁환경에 처해 있다”면서 “화학사업도 장기화된 부진을 겪고 있어, 단순 수직계열화를 통한 원가경쟁력 외에 수출 시장 및 품목 다변화, 고부가 신기술 개발, 차별화 브랜드 이미지 등 보다 과감한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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