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못넘은 5대그룹] '오너십 부재-유화 침체' 중국서 덫에 걸린 SK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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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1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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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 회장 공백 장기화에 업타개할 신성장 동력 잃어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중국 사업에 대한 애착과 뚝심이 빛을 잃고 있다. 최 회장의 '30년을 내다보는 장기적인 사업' 추진으로 힘을 받았던 'SK호'가 최근 중국 시장에서 암초에 부딪힌 것이다.

그동안 SK는 중국 시장에서 최 회장의 30년을 내다보는 △장기적 안목 △한·중 상호 간 윈-윈 △차이나 인사이더 등 3대 원칙을 목표로 현지 사업을 추진해 왔다.

최 회장은 "현지 기업 관점으로 긴 안목을 갖고 추진해 달라"며 투자 실패를 문책하지 않는 방식으로 SK의 중국 사업을 독려해 왔다.

그러나 최 회장의 경영 공백 장기화와 함께 현지 진출에 역량을 집중했던 석유화학 분야의 경기 침체가 현실화되면서 SK를 둘러싼 위기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오너십의 부재는 올해 SK의 중국 사업 추진에 있어 가장 뼈아픈 부분이다. 고(故) 최종현 회장 시절부터 중국과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던 SK는 지난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시 주석과 10년 전부터 친분을 쌓아왔던 최 회장의 부재 탓이다. 국내 기업 가운데 한·중 수교 전부터 중국에 베이징 지사를 설립했던 SK에게는 아쉬움이 큰 대목이다.

내부적인 불안감도 팽배하다. SK의 한 관계자는 "최근 SK의 역성장이 거듭되는 가운데 최 회장의 부재로 중국 사업추진이나 신규투자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SK가 오랜 기간 공들인 중국 사업들이 올해 그 실체를 드러냈지만, 총수 부재의 여파로 올해 추가적으로 진행되거나 발표된 중국 시장 관련 신사업은 전무하다.

과거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성사된 사업들도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침체와 맞물려 그 성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SK가 중국 에너지 시장 공략을 위해 중국과 7년 논의 끝에 완성된 '우한 프로젝트'는 올해 비로소 본격화됐다.

이를 통해 SK는 중국 최대 국영 석유 기업 시노펙과 손잡고 우한시에 나프타 분해시설(NCC)을 설립해 에틸렌,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 연간 250만톤 규모의 유화제품을 생산하게 됐다. 하지만 대규모 설비 건립에도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의 침체는 수년간 적극적인 투자를 집행했던 SK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두바이유 기준 국제 유가는 지난 1일 배럴당 60달러대에 진입하며 올 상반기와 비교해 40% 가까이 급락했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실패로 급락했던 유가가 또다시 하락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현지 업체들이 생산량을 확대하면서 중국 석유화학 시장 경쟁은 한층 가열되는 양상이다.

SK가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했던 전기차 배터리 사업도 총수 부재, 유가 하락과 맞물리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유럽 시장의 합작법인 철수에 이어 올해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중국 시장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당초 SK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중국의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비즈니스로 보고 합작법인 설립과 현지 공장 증설 등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왔다. SK이노베이션은 베이징전공, 베이징기차와의 합작법인을 설립해 하반기 팩 제조설비를 구축했으나 실제 수주 실적은 2000여대 분량에 불과했다. 

오는 2017년까지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규모를 2만대까지 늘려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 키워 나가겠다는 계획도 여전히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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