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대한민국 첫 원전수출이 갖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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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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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BNPP 현장 근무자 한국수력원자력 김정규 차장.


지난 2009년, 대한민국은 UAE가 주요 에너지사업으로 추진중인 바라카원전(Barakah Nuclear Power Plant, 이하 BNPP)에 대한 건설 용역을 수주했다. BNPP사업은 국제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총 5600MW 규모의 원전을 건설하는 초대형 사업으로 해당 원전은 아부다비 외각에 건설된다.

현재 BNPP사업이 한창 진행중인 UAE에 위치한 아부다비에는 한국전력을 포함한 전력그룹사 및 민간업체들과의 협력으로 한국 엔지니어 1600여 명이 상주하여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필자 또한 상주인원 중 한 명으로 지난 신고리 3,4호기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험이 바탕이 되어 바라카원전의 보조건물(Auxiliary Building) 건축분야 시공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이번 수주를 계기로 대한민국은 미국, 프랑스, 일본 등에 이어 세계 6번째 원전 수출국이 됐다. 이번 첫 원전수출이 갖는 의미는 1978년 고리1호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원전을 운영한 우리나라가 비교적 짧은 원자력 역사를 가진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UAE에 수출된 모델은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필자가 직접 시공준비단계부터 참여한 신고리 3,4호기를 비롯하여 현재 건설중인 신울진 1,2호기에 적용된 APR1400(Advanced Power Reactor 1400)모델이다. APR1400은 프랑스, 독일이라는 전통적인 원전강대국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며 국내 원전 기술의 국제적 위상을 드높였다.

이번 원전수출 사업은 총 400억달러(약 47조원)규모로 이는 중형차 200만대를 수출한 성과와 맞먹으며, 10년간의 원전 건설기간을 기반으로 60여년의 운영사업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국가적 핵심 사업으로써의 의미를 갖는다.

특히 국내 원자력산업은 BNPP사업을 통해 국내에 국한된 것이 아닌 대한민국의 국력을 전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기회의 발판이 됐다. 원전건설사업은 산업의 특성상 높은 수준의 인프라와 우수한 기술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원전기술자립 이후 30여년간 지속적으로 쌓인 건설경험과 기술력이 세계무대에서 인정받은 것이다. 나아가 원전사업 전 분야에 국제적 경험과 글로벌스탠더드가 국내사업에 접목된다면 매우 폭발적인 시너지효과가 창출될 것이 분명하다.

또한 이번 수출 사업은 국내 원전 전문가들이 다수 배출 될 수 있는 기회이자 통로이다. 지금까지 원전사업은 국내에서만 추진되어 국제사회에서의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 구축이 어려웠고 우리나라의 기술력을 드러낼 기회가 부족했다. 하지만, 이번 사업을 통해 국제사회와 다양한 교류 및 협력을 통해 한국원전 전문가가 많이 배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속적으로 한국 원자력 산업의 미래를 더욱 밝히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BNPP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외교적 지원 및 민관합동의 전략적 접근과 함께 국내 원전산업계의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투자가 동반되어야 한다.

아울러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현장에서 불철주야 노력하는 기술진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통해 미래에 대한 비전과 희망을 키워 더 우수한 인재가 유치될 수 있는 사회적 토양이 필요하다.

원자력은 미래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주요 발전원이다. 앞으로 모든 원전 종사자들이 개개인의 소명의식을 분명히 인식하고 국가발전을 위해 묵묵히 걸어간다면 결국 국민적 신뢰와 한국 원자력 업계의 위상이 다시 회복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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