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호석유화학, 중국 충칭공장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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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0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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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황 침체와 함께 '불용성 유황' 품질 기준 못 미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아주경제 정치연·(충칭)박재홍 기자 = 금호석유화학이 네 번째 해외 공장이던 충칭공장에서 손을 떼고 철수한다. 이번 철수로 금호석화는 제대로 공장을 운영해 보지도 못하고 투자금만 날릴 처지가 됐다.

4일 관련업계와 중국 충칭(重慶)시 현지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금호석화는 충칭공장 철수를 결정했다. 현재 현지 정리를 위해 일부 직원만을 남고 기존 상주 인원들은 거의 귀국한 상태다.

금호석화는 지난 2007년 12월 중국 충칭시에서 선쩐아인스화공 유한공사와 '불용성 유황(Insoluble Sulfur)' 생산공장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합자회사인 '금호석화충칭유한공사'를 설립했다.

불용성 유황은 고무제품의 내열성을 강화하는 첨가제로 자동차 타이어 등의 원료로 사용된다. 특히 원재료임에도 높은 기술력을 요구해 고수익 사업으로 꼽힌다. 금호석화는 당시 기존에 경쟁력을 보유한 합성고무와 합성수지가 아닌 불용성 유황을 선택함으로써 이를 회사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자 했다.

금호석화는 전체 투자금액인 4000만 달러 중 65%인 2600만 달러를 투자키로 하고, 이듬해인 2008년 착공에 들어가 2011년 공장을 완공했다. 16만5000㎡(5만평)의 용지에 연산 1만톤의 불용성 유황과 연산 3만톤의 이황화탄소(CS2) 생산능력을 보유했으나, 시운전만 실시하고 본격적인 상용 생산은 미뤄져 왔다.

계속해서 생산이 늦춰지자 지난 2012년 7월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이 직접 충칭을 찾아 황치판 당 부서기 겸 충칭시장을 만났다. 박 회장은 정밀화학 사업 확대와 충칭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투자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금호석화 측의 현지 애로사항 등을 전달하기도 했다.

박 회장이 충칭시장을 직접 만나 고충을 토로했음에도 생산이 늦춰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그룹 내 유동성 문제와 업황 침체 등이 이유로 꼽힌다. 아울러 현지 관계자들은 금호석화 충칭 공장의 주력 제품이었던 불용성 유황의 품질이 납품업체의 기준에 맞추지 못한 것이 이번 철수의 배경이라고 전했다.

충칭시 현지에 진출해 있는 한 국내 기업 관계자는 "금호석화 충칭공장에서 생산한 불용성 유황이 원청업체에서 요구하는 품질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며 "당시 금호석화 측에서 중국 시장에 대한 사전 분석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공 분야가 아닌 불용성 유황을 주력제품으로 삼았던 것이 실패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금호석화 측에서도 이 같은 어려움을 알고 있었지만, 투자금에 대한 미련으로 계속해서 사업을 쥐고 있던 것"이라며 "(사업 철수 결정이)오히려 늦은 감도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금호석화가 충칭공장에서 철수하게 되면 현지 공장은 폐쇄되거나 합자 투자 업체인 중국의 선쩐아인스화공 유한공사 또는 타 중국업체에 넘어가게 될 전망이다. 업계는 통상 국내 업체가 중국에서 사업을 접고 철수할 경우와 같이 중국 업체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지의 또 다른 관계자는 "4000만 달러의 투자가 이뤄진 공장을 쉽게 폐쇄하진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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