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실패로부터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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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0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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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기 SK증권 경인PIB센터 센터장

현재 세계에서 가장 기업가치가 높고 위대한 기업은 단연 애플이다. 애플은 아이팟과 아이폰 시리즈의 연이은 성공으로 엑슨모빌을 딛고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우뚝 올라섰다. 과거 그 자리를 차지했던 기업은 제너럴 일렉트릭, 마이크로소프트, GM, 포드 등 시대를 풍미하고 산업구조 자체를 뒤바꾼 쟁쟁한 기업들이다.

포드만 해도 이제는 일반적 모습인 대량생산체제를 가장 먼저 시현하며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특징으로 하는 현대산업사회를 열어젖힌 바 있다. 우리는 그 성공신화 덕에 포드는 늘 성공가도를 달려온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포드 역시 많은 실패 속에 악전고투의 날들이 있었다. 포드의 저 유명한 '모델T'의 성공 뒤에는 모델B를 비롯한 많은 실패담이 도사리고 있다.

애플은 또 어떤가? 애플 역시 우리의 눈에는 화려한 성공가도를 줄곧 달려온 기업으로 비춰진다. 하지만 애플의 성공 뒤에는 어처구니 없는 실패담이 무수히 많다. 매킨토시TV(1993), 게임콘솔 피핀, 휴대폰 ROKR E1(2005), 아이팟 양말 등이 그 실례이다.

그 실패작들 중 압도적인 것은 컴퓨터 애플3와 포터블인데, 애플3의 경우 소비자들로부터 쓰면 쓸수록 불편하다는 원성을 샀고 초기 1만4000대를 리콜한 바 있다. 애플 포터블의 경우에는 애플 최초의 랩톱이지만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비난을 받고 고객들의 외면으로 참담한 실패로 끝난 제품이다.

어떤 개인이나 혹은 조직의 어두운 과거를 요즘 유행어로는 흑역사라고 한다. 암울한 역사라는 뜻인데 포드, 애플 등 유수기업들의 흑역사를 들여다보는 것은 흥미롭다.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인 삼성그룹 역시 아픈 흑역사가 있는데, 그것은 인터넷 시대의 개막과 함께 화려하게 출범한 'e-삼성'과 이건희 회장의 지대한 관심 속에 출범한 삼성자동차를 들 수 있다.

e-삼성은 수익모델 부재로 실패했는데, 그 상흔은 여전히 남아 그룹후계자인 이재용 부회장의 상처로 남아있고 삼성자동차 역시 르노그룹으로 넘어가는 쓰라림으로 남아있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삶을 이어가는 존재는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게 되며 그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만약 오로지 성공가도만을 달려온 존재가 있다면 그것이 오히려 자연스럽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위대한 기업, 성공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을 가르는 분수령은 실패에 대한 반응이다. 개인도 마찬가지이다. 실패로부터 무언가를 배우고 이를 이후의 지침으로 삼아 같은 실패를 하지 않는 개인이나 기업은 그것 자체로 위대하다.

상장기업 중 상당수의 기업들이 인수합병이나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며 시대의 변화에 조응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는 안타깝게도 실패하게 되고 그 결과 주가 역시 하락하게 된다.

하지만 실패에 의기소침해지지 않고 이를 자산 삼아 다시 시도하는 기업은 투자가치가 충분하다. 실패를 자산으로 삼는 기업문화는 결국 커다란 성공을 약속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을 추동하는 것은 결국 거대한 개인의 힘이다. 기관과 외국인은 그저 그 거대한 힘의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한다. 기관과 외국인이 물꼬를 트고 그 물꼬가 개인의 힘에 의해 더욱 확대될 때 비로소 추세가 된다.

개인 스스로 물꼬를 틀 수는 없다. 따라서 정보와 자금면에서 열세일 수 밖에 없는 개인은 대세에 순응하고 대세를 추종하는 것이 주식시장에서의 적절한 생존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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