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후강퉁 깜깜이 투자는 백전백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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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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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아직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증권사 직원도 모르기는 마찬가지 아닌가요."

중국이 상하이와 홍콩 증시간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을 17일부터 시행했다. 그러나 우리 투자자에게 주어진 정보는 너무 부족하다. 투자할 수 있는 길만 열렸을 뿐이다. 후강퉁이 실시 첫주부터 부진한 흥행을 기록한 것도 투자를 망설이게 만들고 있는 이유다. 우리 증권업계 마케팅이 애초 부풀려진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중국 상장사는 공시 수준이나 범위도 우리 기업에 크게 못 미친다. 우리 증시에 상장한 중국계 기업을 보면 정보 공개를 꺼린다는 느낌도 받는다. 주요 증권사가 내놓은 후강퉁 책자를 봐도 정보가 제한적이다. 극히 기초적인 자료만 담겨 있다. 그런데 이런 책자조차 얻기가 쉽지 않다. 책자를 구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증권사에 빗발치고 있지만 물량이 부족해 거래 좀 한다는 고객만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겨우 책자를 구한다고 하더라도 신뢰하기는 어렵다. 중국 현지 애널리스트를 통해 직접 정보를 모은 증권사는 거의 없다. 대부분 증권사가 위탁업체에 맡겨 책자를 만들었다. 중복되거나 잘못된 정보가 나오기 일쑤다. 요즘 실적이 궁금해도 2013년치만 제공하고 있다. 최신 정보는 없다는 얘기다. 증권사 내부적으로도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A증권 영업사원은 "갑자기 후강퉁이 실시되는 바람에 급하게 책자를 보면서 공부하고 있다"며 자신없는 속내를 드러냈다.

중국 투자에 대해서는 여전히 트라우마가 많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국펀드가, 최근에는 우리 증시에 상장했던 중국계 기업이 많은 투자자에게 피해를 줬다. 중국은 어느 나라보다 가까운 시장이지만 되레 먼 선진국 증시보다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깜깜이 투자는 백전백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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