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소득·지출 소폭 증가…소비심리는 여전히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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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2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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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초연금 시행으로 분배지표 개선…하위 20% 소득 증가

[그래픽 = 통계청]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우리나라 가계의 3분기 소득과 지출이 2분기에 비해 소폭 늘었다.

기초연금제도 도입에 따라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의 소득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등 분배는 개선됐다.

다만 소득이 늘었어도 미래에 대한 불안에 소비를 주저하는 현상은 지속됐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38만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했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던 2분기의 2.8%보다는 다소 개선됐지만 1분기의 5.0%에는 크게 못 미쳤다.

부분별로 보면 취업자 수 증가로 근로소득이 3.3%, 임대소득 증가로 사업소득이 1.2%, 7월부터 실시한 기초연금 영향으로 이전소득이 4.9% 늘었다. 물가를 감안한 실질소득 기준으로 하면 1.6% 증가에 그쳤다.

같은 기간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57만6000원으로 1년전보다 3.3% 증가했다.

3분기 지출 증가율 역시 소득과 유사하게 2분기(2.9%)보다는 조금 늘었지만 1분기의 4.5%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다만 가계의 지출 증가율이 소득증가율보다 2분기 연속 높아 미약하나마 소비심리가 개선는 모습을 보였다.

사회보험료와 비경상조세 등이 포함된 비소비지출은 83만8000원으로 1년전보다 3.7% 증가했다.

항목별로 보면 교통이 1년 전보다 13.7% 늘어 월평균 35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나 증가폭이 가장 컸다. 유가가 하락하면서 운송기구 연료비(-2.4%)는 줄었지만 외제차 할인 등으로 자동차 구입이 66.6%나 증가해서다.

기타 상품·서비스(6.7%), 보건(6.1%), 오락·문화(5.6%) 등도 증가율이 높았다.

반면 1년 전보다 소비 지출이 가장 크게 줄어든 항목은 월평균 소비 지출 3만원인 주류·담배(-1.4%)였다. 맥주·과일주 등 주류 지출은 1.1% 늘었지만 담배 지출이 3.3% 감소했다.

담배 지출은 2012년 3분기부터 9분기 연속으로 줄고 있다. 지난 9월 담뱃세 인상안 발표에 따른 사재기 움직임이 있었지만 이번 조사 수치에는 크게 반영되지 않았다.

통신(-1.4%) 지출도 상대적으로 많이 줄었다. 통신장비는 168.2% 늘었으나 가입비 할인 등으로 통신서비스가 12.4% 줄어서다.

평생교육 등 기타교육 감소로 줄어든 교육(-1.1%)과 작년보다 서늘한 여름 날씨 탓에 전기료 지출이 적었던 주거·수도·광열(-0.8%) 등도 감소 폭이 큰 편이었다.

3분기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의 경우 이자비용(-3.8%)을 제외하고는 비경상조세(71.7%), 사회보험(7.2%), 연금(5.2%), 경조비 등 가구간 이전지출(2.6%), 비영리단체로 이전(2.6%), 경상조세(2.3%) 등 세부 항목이 1년 전보다 일제히 증가했다.

월평균 1만8000원 지출된 비경상조세는 자동차 구입이 늘어 자동차 취득세가 증가하고 주택 거래가 어느 정도 살아나면서 부동산 관련 세금도 늘어난 것이 대폭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가계수지는 다소나마 개선 추이를 보이고 있다. 다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소비를 주저하는 점이 문제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은 3분기중 355만원으로 1년전보다 2.8%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97만4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1년전보다 1.6% 늘어난 수치로 사상 최고 금액이다. 흑자액이 크다는 것은 소득 대비 지출 비중이 그만큼 작다는 의미다.

흑자액을 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흑자율은 27.4%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소비지출액을 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평균소비성향은 72.6%로 역대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기초연금 제도 도입은 분배 지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3분기 중 소득 증가율을 소득 분위별로 보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소득증가율이 8.1%로 가장 높았고 나머지 분위는 2~3%대 증가율에 그쳤다.

이런 영향으로 상위 20% 소득을 하위 20% 소득으로 나누는 5분위 배율은 3분기 중 4.73배로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가장 낮았다. 1분위의 적자가구 비중도 47.0%로 1년전보다 4.8%포인트 줄었다.

지출은 소득 상위 20%인 1분위에서 5.5%로 가장 많이 늘었고 1분위는 2.3% 증가하는데 그쳤다.

1분위 등 소득 하위 계층에서 늘어난 소득을 쓰지 않으면서 평균소비성향은 1분위(-7.9%포인트), 2분위(-3.0%포인트), 4분위(-1.3%포인트)에서 하락했지만 5분위(2.6%포인트), 3분위(1.9%포인트)에서 올라갔다.

주환욱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고용 증가와 가계소득 증대, 소비지출 확대 등 선순환 흐름이 점차 회복되고 있다"면서 "기초생활보장제도 맞춤형 급여체계 추진 등 가계 소득 증대를 위한 정책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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