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연맹, 의약품 호갱인 한국…'다국적의약품' 해외보다 비싸

다국적 제약회사 일반의약품 16종 조사

의약외품 10종 등 총 26개 품목 가격비교

20일 한국소비자연맹이 정부세종청사에서 다국적 제약회사의 일반의약품·의약외품 품목을 진열하고 있다.[사진=아주경제신문DB]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국내에서 판매하는 다국적 제약회사의 일반의약품이 해외가격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약국에 따라 최대 200% 차이를 보이는 등 국내 판매가격도 제각각이었다.

20일 한국소비자연맹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의뢰받아 조사한 다국적 제약회사 일반의약품·의약외품의 국가별 가격비교 및 유통채널별 판매가격 비교에 따르면 일반의약품 중 11개 제품의 국내 판매가격이 외국보다 비쌌다.

일반의약품 중에서는 미국·영국·호주·뉴질랜드·독일 등 5개국과 국내 판매가격의 차이가 심했다. 먼저 주요 성분량과 제조사가 같은 다국적 제약회사의 일반의약품 중 개비스콘 더블액션현탁액은 국내 평균가격이 149.5%를 넘었다.

그 다음으로는 애드빌 정(82.8%), 센트룸 실버정(51.8%), 드리클로(45.9%), 센트룸 정(35.0%), 오트리빈멘톨 0.1% 분무제(32.2%), 카네스텐크림(22.3%), 둘코락스-S 장용정(21.8%), 스트렙실허니앤 레몬트로키(4.4%), 애드빌 리퀴겔 연질캡슐(2.8%), 비판텐연고(0.3%) 등의 순이다.

특히 베링거잉겔하임의 둘코락스 좌약의 경우는 약국에 따라 최대 200% 차이를 보였다. 노바티스의 라미실크림, 화이자의 애드빌정·애드빌 리퀴겔 연질캡슐,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잔탁 등도 100% 이상 가격 차이를 기록했다.

약국 유형별 의약품 평균값을 비교하면 동네약국(100), 클리닉약국(96.0), 병원 문전약국(95.7), 대형약국(85.8) 등의 순으로 비쌌다.

반면 해외보다 가격이 저렴한 일반의약품은 클라리틴 정(-52.9%), 라미실크림(-49.1%), 지르텍(-43.5%), 둘코락스 좌약(-19.5%), 잔탁75mg(-15.2%) 등이다.

의약외품 중에서는 아비노 데일리 모이스처 로션의 오프라인매장 가격이 57% 더 비쌌다. 그 다음으로는 폴리덴트 틀니 세정제(54.6%), 아벤느 오떼르말 미스트(18.8%), 세타필 크림(15.9%), 리스테린 쿨민트(9.5%), 오랄비50m에센셜 치실(8.2%), 세타필 로션(3.5%) 등의 순이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아비노 데일리 모이스처 로션(30.4%), 폴레덴트 틀니 세정제(26.6%), 세타필 크림(7.0%) 등도 해외가격보다 비싼 것으로 분석됐다.

의약품의 국내외 가격차는 국내 유통 채널 간 경쟁 부족에 따른 원인과 의약품에 대한 가격 정보도 공개되지 않는 문제점을 소비자연맹 측은 지적했다. 아울러 복제약이 일반화된 외국과 달리 오리지널 제품을 선호하는 문화도 기인한다는 평가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은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를 위해서는 일반의약품의 안전성에 대한 교육과 홍보가 충분이 이뤄진다는 것을 전제로 일반 의약품의 판매채널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의약외품은 소비자들이 유통 채널별 가격 차이를 꼼꼼히 확인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결과는 스마트컨슈머(www.smartconsumer.go.kr) 홈페이지와 한국소비자연맹 홈페이지(www.cuk.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