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불황의 해운업계 "선박 발주, 하고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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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1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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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 오랜기간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불황으로 어두운 시기를 보내왔던 국내 해운업계가 조금씩 회복의 기운이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해운업계 1위인 한진해운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 607억원을 기록하며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2위 현대상선은 38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이익은 2427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최근 유가하락과 함께 운임이 안정을 찾으면서 오랜 불황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바라보면 이 같은 국내 해운선사들의 실적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세계 1위 해운업체인 덴마크의 머스크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 11억78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18%나 증가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사상 최악의 해운시장 불황에도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이어왔다. 그 배경에는 공격적인 대형 선박 확대가 있다. 1만8000TEU급의 초대형 최신 컨테이너선을 잇따라 투입해 운송 비용을 줄인 결과다.

국내 해운선사들이 이 같은 영업실적 개선 방안을 모를리 없다. 초대형 선박을 도입하면 한번에 많은 물량을 운송할 수 있어 효율적 노선 배분이 가능하고 최신 연비절감 기술 등을 통해 운송비용을 절감하면 실적은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문제는 돈이다. 국내 해운선사들은 신규 선박을 발주하고 싶어도 비용을 조달할 방법이 없다.

현재 선가가 최저점은 벗어났다고 하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머스크 등 글로벌 해운선사들은 낮은 선가를 틈타 초대형 선박을 대규모로 발주해 향후 잠재적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 선사들도 선박 신규 발주를 고려하고 있지만, 한 척 당 1억달러에 달하는 선박 제작 비용을 조달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우리 선사들의 영세성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선박 발주시 보증을 서 주는 해운보증기금은 지난 대선 때부터 공약으로 제시돼 논의돼 왔지만 여전히 설립이 지연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결국 세계 5위의 한국 해운업의 입지는 더 좁아지게 될 게 뻔하다. 정부의 대책이 시급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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