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 시행 첫날 증권사 창구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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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1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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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남궁진웅 아주경제 기자 ]



아주경제 이규진·류태웅 기자 = "오전장에 후강퉁 한도가 20%도 안 남았어요. 바로 거래하시기는 어려울 겁니다. 오늘 전화나 내방 상담은 대부분 후강퉁에 관해서죠. 새로 계좌를 개설한 고객도 많아요."(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A증권 지점 영업사원)

중국 상하이와 홍콩 증시 간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이 시행된 첫날인 17일 우리 증권사 객장이 모처럼 활기를 보였다. 증권사 지점마다 문의가 이어졌다. 영업직원은 후강퉁 책자나 팸플릿을 나눠주거나 시세를 알려주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한국투자증권 서울 여의도점 영업사원은 "후강퉁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어떻게 시행되고 거래할 수 있는지, 관련 책자를 줄 수 있는지 묻는 전화가 많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못 찾던 '큰손'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요즘 돈을 굴릴 때가 없다보니 관심을 둘 곳이 중국밖에 없다"며 "아직 후강퉁 시행 초기지만 10여일 전부터 돈을 준비하거나 문의를 하는 거액자산가가 늘었다"고 말했다.

후강퉁은 이날 우리 시간으로 오전 10시 30분 문을 열었다. 개장 10분 만에 거래대금이 65억 위안(홍콩→상하이)을 넘겼다. 오후 12시 30분에는 거래 한도가 18.5%밖에 안 남았다. 후강퉁이 실시됐어도 홍콩을 통해 상하이 주식을 살 수 있는 하루 한도는 2조3000억원으로 제한돼 있다.

이처럼 한도가 정해져 있어 소액 투자자는 주식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 않다. 실제 이날 오전장에만 한도가 대부분 소진됐다. 막대한 돈을 굴리는 글로벌 금융사를 비롯한 기관 투자자가 개장하자마자 선취매에 나섰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오전장에 물량이 동나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전했다.

주요 증권사는 후강퉁에 맞춰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키움증권은 추첨을 통해 50명에게 페트로차이나를 비롯한 후강퉁 주식 100주를 제공한다. 유안타증권은 모회사인 대만 유안타금융그룹에서 보유한 중화권 리서치 네트워크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후강퉁 서비스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상하이 주식을 2억원어치 넘게 거래한 고객을 추첨해 100만원을 지급한다. 우리투자증권은 후강퉁 모의투자대회를 열어 상금을 주기로 했다.

주요 증권사는 후강퉁 열기에 편승해 무조건 투자하려는 경향에 대해 경계한다. 중국 증시 시가총액이 4000조원에 이르는 데 비해 외국인에게 개방된 규모는 2조원 남짓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정작 중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0.19% 하락하며 약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후강퉁 종목이 568개에 달하는데 어떻게 다 오를 수 있냐"며 "부족한 기업정보를 발품을 팔아 찾으면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가 직접 거래하기보다는 랩이나 펀드 같은 간접투자상품이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금 문제도 신경을 써야 한다. 중국 정부가 앞으로 3년 동안 자본이득세를 면제(배당소득세는 부과)하기로 했지만 국내에서는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위안화로 투자해야 하는 만큼 환율 변동 또한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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