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법정관리 신청' 모뉴엘 거래 은행 긴급 조사에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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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2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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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 당국이 가전업체 모뉴엘에 돌연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23일 오후 서울 금천구 모뉴엘 본사는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고 사무실은 비어 있다.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금융감독원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중소가전업체 모뉴엘과 거래한 은행을 상대로 긴급 검사에 착수한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27일 기업은행·산업은행·수출입은행·외환은행·국민은행·농협 등 10개 금융기관에 대해 모뉴엘 여신 관련 문제점을 조사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를 통해 이들 은행이 모뉴엘에 6768억원의 여신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관련 서류를 제대로 검토했는지, 의사결정에 문제가 없었는지에 대해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이미 일부 은행의 부실여신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모뉴엘에 대한 은행별 여신은 기업은행이 1508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산업은행 1253억원, 수출입은행 1135억원, 외환은행 198억원, 국민은행 760억원, 농협 753억원, 기타 261억원 등이다.

이 가운데 담보여신이 3860억원, 담보 없는 신용대출이 2908억원에 달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자체 점검한 결과 대출의 상당액이 무역보험공사의 보증서(선적후신용보증)를 근거로 이뤄졌다"면서 "일단 검사를 해 봐야 문제점이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모뉴엘이 은행의 대출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대한 자금 흐름을 살펴보기로 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모뉴엘은 현지 수입 업체와 짜고 신용장 등 수출서류를 거짓으로 작성한 뒤 이를 근거로 수출채권을 발행해 은행 등에 할인 판매했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모뉴엘이 은행 등에 리베이트를 건넸는지, 비자금 등 불법 자금 조성에 활용됐는지를 들여다볼 예정이다.

소형 가전업계 가운데 혁신업체로 주목받던 중견기업 모뉴엘은 지난 20일 은행에 갚아야 할 수출환어음을 결제하지 못하고 갑자기 법정관리를 신청해 수출서류 조작, 자회사 분식회계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모뉴엘은 지난해 매출이 1조2000억원, 영업이익이 11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재무 여건이 튼실한 강소기업으로 평가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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