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U 전권회의, 회원국 운영분담금 규모 논란

한국 36억원, 미국·일본 106억원…미국 등 선진국 방만 경영 이유로 반대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에서 회원국이 내는 분담금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최대 국제기구인 ITU는 기구 운영에 필요한 예산을 ITU 출판물 판매, 위성 네트워크 신청 수수료 등으로 약 20%를 조달하고 나머지 80%는 회원국들이 내는 분담금 제도를 통해 마련한다.

ITU는 회원국과 부문 회원은 단계별 분담금 등급을 각자 자유롭게 선택해 자신의 분담금을 정한다. 단일 분담금 1단위는 2006년부터 31만8000프랑(약 3억5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일반적으로 회원국들은 40단위 등급에서 2단위 등급까지 1단위씩 선택할 수 있다.

모든 회원국과 학계 회원은 최고 40단위 이상까지 자신의 분담금 단위 수를 확대할 수 있으나 분담금 단위 수를 축소하고자 할 때는 예산 안정성 보장을 위해 15%까지만 축소할 수 있다.

한국은 스위스, 인도, 영국 등과 함께 각 10단위를 분담한다. 그러므로 한국의 분담금은 1단위 분담금 31만8000프랑에 10을 곱한 318만 프랑, 즉 36억7000만원이다. 이는 193개 회원국 중 11위 수준이다.

1위는 106억원가량을 내는 미국과 일본이 차지했다. 분담금 지급 비율 상위 10개 국가는 2012∼2015년 총 재정 중 약 56%를 부담했다. 전체적으로 2단위를 초과하는 분담금을 내는 24개국은 회원국은 분담금 전체 재정의 81%를 차지한다.

하지만 자연재해나 빈곤 등을 이유로 분담금을 면제받거나 적게 내는 국가도 있다.

지난 10년간 한국, 중국, 인도,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회원국들은 분담금을 확연하게 늘린 반면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은 분담금 중 1∼2단위 정도를 축소했다.

논란이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분담금을 많이 내는 국가나 적게 내는 국가나 발언권이나 투표권은 동등하다는 점이다.

일부 개도국들은 분담금을 물가와 연동해 상향 조정하자고 주장하고 있고 미국 등 선진국들은 ITU 조직의 방만한 운영이나 예산낭비 등의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유엔 창설에 앞장섰고 유엔 정규예산의 4분의1을 부담 중인 미국이 유엔의 비효율적 운영을 비판하며, 유엔의 개혁을 강도 높게 요구하는 입장은 ITU에서도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