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사랑했던 한 미국인의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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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2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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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47년 중국땅 밟아 정협위원까지 올라갔던 시드니 샤피로 별세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미국인으로 중국 전국정치협상회의 위원까지 올랐던 시드니 샤피로(중국명 사보리, 沙博理)가 18일 베이징에서 숨졌다고 신경보가 22일 전했다. 향년 98세. 외국인으로서 정협위원까지 올라갔던 인물은 모두 10여명이며 모두 사망했다. 중국매체들은 '마지막 외국인 정협위원의 사망'이라며 애도하고 있다.  

샤피로는 1915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으며, 미군의 중국어 연수자로 선발돼 1947년 처음으로 중국 땅을 밟았다. 이후 중국사회에 눈을 떠갔으며 많은 공산당원들을 국민당의 추격으로부터 숨겨주었다. 공산당원인 여배우와 결혼했다. 부부는 1949년 10월1일 천안문에서 열린 신중국 개국행사에 초청받기도 했다.

샤피로는 고전소설 수호전과 중국 대문호인 바진(巴金), 마오둔(茅盾) 등의 작품을 영어로 번역한 인물로 가장 널리 알려졌다. 1963년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는 샤피로에게 중국국적을 부여했다. 1983년 6기 전국정협 위원이 됐으며 12기까지 연임했다. 정협위원으로 활약하면서 그는 적극적인 제안활동을 펼쳤었다.

그는 2006년 미 국무부가 중국의 인권 상황을 수시로 비판하자 "오늘날 미국에서는 정보기관이 시민의 전화를 도청하거나 특정인이 도서관에서 어떤 책을 빌리는지를 캐물을 수 있는 권한까지 갖고 있다"고 일갈했다. 

그는 2010년 중국번역가협회로부터 공로상을 받고 나서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같은 번역가는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풍부한 덕(德)의 전통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세계에 알릴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2012년 정협폐막 하루전날 노환으로 정협에 불출석하자 언론출판계를 대표하는 여러 위원들이 스차하이(什刹海)에 있는 그의 집에 가서 위문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중국의 체제개혁이 성과를 낼 것이며 살아서 개혁의 성과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자서전 '나는 중국을 택했다'(I Chose China)에서 "나는 여전히 독불장군의 성향이 강해 조직논리나 규율에 거부감을 느끼지만 중국 공산당과 그것의 원칙, 목적 등은 전적으로 존경하고 지지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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