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력가 살인 청부사건 "피해자 아들, 김형식에 차용증 소재 알려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4-10-22 08: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수천억원대 재력가를 살인교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형식(44) 서울시의원에 대해 이틀째 열리고 있는 국민참여재판에서 김 의원이 범행 후 송씨 아들로부터 경찰이 차용증을 가져간 사실을 전해들었다는 진술이 법정에서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제11형사부(박정수 부장판사) 심리로 21일 열린 2차 국민참여재판기일에서 증인으로 나온 팽모(44·구속 기소) 씨는 "고인 아드님이 김 의원에게 전화해 경찰에서 차용증을 가져갔다고 알려줬다는 이야기를 김 의원으로부터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지금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를 했다"면서 "송씨 아들이 증인으로 출석하면 그 부분을 물어보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의원이 용의자가 특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의 범행인 것이 밝혀질까봐 차용증 소재를 궁금해했고, 송씨 아들에게서 정보를 받을 만큼 전전긍긍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단서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지난 2010~2011년 재력가 송모 씨로부터 빌딩 용도변경 청탁 대가로 5억여원의 금품과 접대를 받았지만 도시계획 변경안 추진이 무산되자 10년지기 친구인 팽씨를 시켜 재력가 송씨를 살해한 혐의로 지난 7월 22일 구속기소됐다.

수사과정에서 팽씨는 범행 일체를 자백한 반면 김 의원은 혐의를 부인해 온 만큼 법정에서의 날 선 공방은 이미 예고된 일이었다.

또 이날 공판에서 김 의원 측 변호인은 팽씨가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다 단독으로 범행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자 전처와의 관계와 유서 작성 경위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팽씨의 전 부인 조모 씨가 자신의 내연남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놓고 김 의원 측은 "조씨가 팽씨에게 돈 독촉을 계속 하고 있고 팽씨도 어떻게든 김 의원으로부터 돈을 뜯어서 조씨에게 주겠다고 하고 있을 당시의 내용"이라며 사건과 관련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 측은 조씨가 아들 문제를 핑계로 팽씨에게 돈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는 점도 역시 강조했다.

그러나 검찰 측은 "그런 질문을 하려면 조씨를 상대로 증인신문을 하라, 사건과 관련 없는 도덕적 비난"이라고 맞받아쳤다.

팽씨가 남긴 유서는 그의 단독범행인 것처럼 위장하려는 김 의원의 부탁을 받아 작성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사건 당시 정황에 대한 추궁도 이어졌다.

또 김 의원 측은 "송씨가 쓰러진 후 송씨의 가방을 뒤져 지갑에서 뭘 꺼냈냐"며 팽씨가 송씨의 수중에 있던 현금을 노려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반격하려 했지만 팽씨는 "차용증을 찾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의원 측은 사건 직후 여러 CCTV를 통해 팽씨의 모습이 촬영된 점을 지적하며 "몇 년 전부터 계획했고 수십 차례 (범행장소에) 가 봤다고 진술했는데 수십 차례 가면서 여기저기 CCTV 다 찍히면서 간단 말이냐"며 팽씨를 추궁했다.

이에 대해 팽씨는 "초행길이었고 범행장소를 알려준 건 김 의원이었다"며 "(범행을 준비할 때) 김 의원이 날짜를 잡아주면 가야 하는 건데 안 가고 핑계를 대고 못 갔다고 했다"고 답했다.

범행 직후 팽씨와 김 의원이 범행 성공 여부를 두고 문자로 암호를 주고받은 것을 두고 "살인교사에 성공하면 아무 소리 없이 사라지는 건데 왜 암호를 주고받았느냐"고 추궁했지만 팽씨는 "김 의원이 원했다"고 말했다.

또 "김 의원의 살인교사로 범행을 저지른 뒤 중국으로 도피한다는데 (범행 이후) 김 의원이 겨우 130만원을 줬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질문에도 팽씨는 "그간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불만이 없었다"고 받아쳤다.

김 의원과 팽씨가 통화한 기록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내용을 두고도 양측 간에 공방이 벌어졌다.

검찰 측은 두 사람이 범행을 모의한 명백한 증거라고 밝혔지만, 변호인 측은 팽씨가 돈 문제와 범행 후 죄책감 때문에 김 의원에게 일방적으로 연락한 것이라며 맞섰다.

다음 재판은 22일 오전 9시 30분 열린다. 팽씨의 전처와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 등에 대한 증인 신문이 예정돼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