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용훈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장 "시설물 유지·관리 자격증 제도 추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4-10-01 08:1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건설투자 중 시설물 유지·관리 비중 8% 불과...선진국의 4분의1도 안돼

  • "시설물 유지·관리는 정기검진과 비슷...방치하면 나중에 목돈 들어"

김용훈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장이 지난 26일 보라매 공원 앞 전문건설회관 17층 협회장실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시설물 사전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김세구 기자 K39@]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 "기침만 나와도 병원에 가는 사람은 중병을 사전에 발견하고 고칠 수 있는데 아파도 참는 사람은 나중에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병이 커진 다음에야 발견하게 된다. 시설물도 마찬가지로 사전에 안전을 점검하고 보강하는 비용은 적게 들지만 사고가 나면 엄청난 경제적·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된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전문건설회관에서 만난 김용훈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이하 시설물협회) 회장은 "시설물의 유지관리는 국가 주요자산인 사회간접자본(SOC) 장수명화와 효율적 활용을 유도해 미래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한다는 측면에서 건설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이달로 취임 2주이 되는 김 회장은 지난 2년간 시설물업종의 홍보에 주력했다. 시설물 안전사고 예방에 대한 인식이 확산될수록 시설물유지관리업종의 일감도 늘어난다는 판단에서다.

김 회장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공공공사를 발주하는 공무원들 조차 시설물유지관리업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시설물업종이 아닌 다른 업종으로 공사를 발주할 정도였다"며 "그동안 홍보 및 인식 개선에 힘쓴 결과 지금은 그런 사례가 많이 줄었고 일반 국민들 역시 시설물유지관리업에 대한 이해가 늘었다"고 말했다.

시설물유지관리업이란 국민들에게는 생소한 업종이다. 김 회장은 "예전엔 시설물유지관리라고 해서 빌딩 청소 용역 업체인 줄 아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시설물이란 건설공사를 통해 만들어진 구조물과 그 부대시설을 의미한다. 따라서 시설물 유지관리란 완공된 시설물의 기능을 보전하고 이용자의 편의와 안전을 높이기 위해 점검·정비하고, 손상된 부분을 원상복구하며 경과시간에 따라 요구되는 시설물의 개량·보수·보강에 필요한 활동을 통칭하는 말이다.

김 회장은 "아직까지 시설물유지관리업종이 전문건설업처럼 작은 분야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종합건설업이 신축을 담당하는 만큼 시설물유지관리업이 유비, 관리, 보수와 관련된 모든 공사를 맡아서 하도록 돼 있다"며 "사회의 안전 의식이 높아질수록 업계의 일감도 늘어나고, 업계가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다면 사회적 안전도가 높아지는 선순환적 구조를 갖춘 업종이 시설물유지관리업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안전 의식이 높아지고 우리나라가 선진국화하면서 시설물유지관리시장은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종 도입기인 1990년대 후반만 해도 연간 5000억원 내외(1999년 5448억원)에 그쳤던 시설물유지관리업체의 연간 기성고는 2001년(1조29억원)과 2007년(2조476억원)에 각각 1조원대와 2조원대에 진입한 후 2009년(3조1154억원)에 3조원까지 넘어섰다. 2012년 3조5000억원을 넘은 후 올해는 4조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시장이 커지면서 업체도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2003년 전문건설업종에도 독립할 당시 1600여개 업체였던 시설물협회 회원사는 지난해 말 기준 4688곳으로 10년간 193%나 증가했다. 그동안 업체 증가세가 단 한 번도 꺾이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회원사 5000개 돌파도 어렵지 않다는 전망이다.

더욱이 앞으로 시설물유지관리업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현재의 몇 배 이상, 수십배에 이른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현재 선진국의 경우 전체 국내 건설투자액 중 시설물유지관리 투자 비중이 30% 안팎인 반면 우리나라는 현재 8%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해외 주요 선진국의 경우 건설투자액 대비 시설물유지관리 투자 비중이 △영국 38.0% △독일 26.0% △이탈리아 57.2% △일본 21.7% △미국 15.8% 등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사고예방의 경우 투자액 대비 효율성도 뛰어나다. 미국 국립건물과학연구소에 따르면 사고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사고예방에 1달러를 투자하면 3.65달러의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재난안전분야 투자는 비용이 아닌 투자라는 인식으로 경제개발, 복지, 환경 분야에 비해 미흡하다는 게 김 회장의 지적이다.

그는 "국내 건축물·도로·철도 등을 비롯한 시설물들은 지난 1970~1980년대 압축성장을 통해 만들어진 시설이 많아 20~30년인 내구연한이 다 돼 시설물 노령화 문제가 심각하다"며 "앞으로 신축의 경우 사실상 포화상태라고 보기 때문에 점차 유지관리의 비중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도 시설물유지관리업에 대한 홍보를 지속하고 업계에 닥친 현안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갈 예정이다.

김 회장이 꼽은 업계 현안은 △선진국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시설물 유지관리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이는 것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으로 시설물에 결함이 생겼을 때 보수·보강을 하기 보다는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사전적 유지관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도록 인식을 개선하는 것 △시설물유지관리 분야의 전문기술자격제도와 보수·보강분야 품셈제정 추진 등이다.

특히 시설물유지관리 분야의 전문기술자격제도는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부분이다.

김 회장은 "시설물 보수·보강 공사는 신축공사와는 공법 측면에서 상당히 괴리가 있고 공사 특성상 장애요소가 많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지만 전문기술자격제도가 없어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전문자격제도가 생기면 이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해 각 대학과 협약을 맺고 관련 학과 신설 등 인력양성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