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파동, 제1야당 구태 생얼…지지율 하락 불가피, 왜?

탈당 의사를 내비치며 칩거에 들었던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지막 힘을 쏟겠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제1야당 대표가 ‘탈당’을 거론하며 초계파 의원들을 겁박한 ‘박영선 파동’이 일단락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전날(17일) 당무 복귀를 선언하면서 확전 양상으로 치닫던 야당 내분은 수습 국면에 돌입했다.

박 위원장은 18일 오전 국회에서 정부의 예산안 평가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오후 2시 비상대책위원장 추진단 회의 등을 열고 차기 비대위원장을 추천할 계획이다. 당 혁신 작업에 본격 시동을 건 셈이다.

하지만 박 위원장의 당 재건 작업이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탈당 사태로 리더십이 바닥을 드러낸 데다 친노(친노무현)그룹과 비노(비노무현)그룹의 갈등을 넘어 초계파 진영에서 ‘박영선 비토’ 기류가 적지 않아 박영선호(號)의 순항은 불투명한 상태다.

차기 비대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각 계파 진영이 합의를 도출해내지 못할 경우 박 위원장의 리더십은 또 한 번 바닥을 칠 가능성이 높다. ‘박영선 복귀’가 갈등 봉합의 신호탄이 아니라 또 다른 갈등을 낳는 최악의 상황과 마주할 수 있다는 얘기다.

◆朴 복귀 명분 ‘세월호 특별법’…세 번째 막힐 경우 ‘사망선고’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실이 비어 있다.[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더 큰 문제는 명분 없는 탈당 카드를 꺼낸 박 위원장이 당무 복귀 명분으로 ‘세월호 특별법’의 마무리를 들고 나왔다는 점이다.

실제 그는 당무 복귀 기자회견에서 “지금부터는 저에게 주어진 책임감만을 짊어지고 가겠다”며 “새월호 특별법 문제는 이제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 당 소속 의원들과 함께, 당 소속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서 마지막 혼신의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에 수사권·기소권 부여를 거부한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 “삼권분립 운운하며 세월호 특별법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모순적 통치행위를 했다”며 “대통령이 국회에 최후통첩을 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는 결국 그동안 세월호 협상을 청와대가 뒤에서 주도했음을 스스로 밝힌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박 위원장이 당내 강경파 등의 ‘원내대표직’ 사퇴 주장에도 불구하고 관련 입장은 밝히지 않은 채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향후 박 위원장의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 사퇴 시기를 둘러싸고 당내 논란이 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앞서 세월호 특별법 협상안이 두 번씩이나 당내 강경파에 막힌 박 위원장은 탈당 언급 직전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의 2차 협상안으로 사실상 합의를 시도했다. 즉각 당내에서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됐고, ‘이상돈(중앙대 명예교수) 후폭풍’까지 겹치면서 ‘박영선 파동’이 완성됐다.

◆野 지지율 10%대 고착 시, 야권발 정계개편 불가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사진=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당내 친노그룹·정세균계·혁신모임·486그룹·민주평화국민연대·민주당집권을위한모임·더좋은미래 등 각 계파 내 강경파 의원들은 이날 오전부터 비상대책회의에 돌입한 뒤 박 위원장의 원내대표직 사퇴를 거듭 압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날에도 새정치연합 최민희 은수미 강기정 배재정 이종걸 인재근 홍익표 진성준 우원식 홍익표 이인영 이목희 최규성 노영민 유승희 의원 등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회동을 열고 박 위원장의 원내대표직 사퇴 당위성을 재확인했다.

박 위원장이 △세월호 특별법 재재협상 성과 △원내대표직 사퇴를 촉구하는 강경파와의 소통 △차기 비대위 선출을 둘러싼 잡음 등의 위기관리에 실패할 경우 제1야당의 지지율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이 지점과 궤를 같이한다. 

실제 새정치연합이 세월호 특별법에 갇혔을 당시인 9월 첫째 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정례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19.5%에 그쳤다. 리얼미터 주간집계 상으로 첫 10%대 하락이다. 

새누리당은 44.5%로 비교적 안정된 정당 지지율을 보였다. 이 밖에 정의당은 4.1%, 통합진보당은 1.4%의 지지율을 기록했고, 무당층은 28.9%였다. 이번 조사는 1∼5일 5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와 유선전화 병행 RDD 방법으로 조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 포인트다.

한편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장 추천단에는 김한길·문재인·문희상·정세균·한명숙 의원 등 상임고문 21명, 19대 국회 부의장단 2명, 전직 원내대표 4명 등 총 27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첫 회의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