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스마트폰 전략 갈려… 어느 쪽이 자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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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1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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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삼성과 애플의 전략이 갈리며 양쪽 성패를 가름할지 주목된다.

삼성이 고급형과 보급형 모바일 투트랙 전략을 고수하는 반면, 애플은 아이폰6부터 고급형에 좀 더 집중하려는 경향이 나타난다.

또 삼성이 세계 최초의 기술 혁신에 치중해왔다면 애플은 증명된 시장에 느긋하게 진출해 ‘토끼와 거북이’ 우화 같은 역전을 노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의 프리미엄 제품 외에 보급형은 선보이지 않았다. 지난해엔 고급형인 아이폰5S와 보급형인 아이폰5C를 함께 내놨었는데 이번에 고급형 위주로 전략을 바꾼 것이다.

애플은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현지 저가폰 업체와의 충돌을 피하며 차별화된 프리미엄 이미지로 점유율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새 아이폰도 대화면을 채택해 아시아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4와 갤럭시노트엣지 외에도 보급형 신모델을 출시해 중저가 시장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앞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스펙과 가격 모든 측면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며 “단기적 마진 압박의 우려도 있지만 전략 모델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 전략엔 일장일단이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고급형과 보급형 양쪽에서 포위된 형국이다. 지난 2분기 삼성전자는 저가폰 시장에서 레노버에 1위를 내줬다(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또한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애플에 역전당했다(노무라증권).

애플도 한쪽에 치우친 리스크를 노출했다. 블룸버그는 16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이 보조금이 필요 없는 저가폰 판매에 집중할 것이라며 아이폰6 출시가 언제 가능할지 모른다고 말해 이날 아침 애플 주가가 폭락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중국 3대 이통사들은 중국 정부의 지시로 휴대폰 보조금을 줄이기로 했다. 이는 자국 저가폰을 보호하려는 정책으로 해석되기도 하는데 애플과 삼성 등의 고가폰에는 악재로 예상된다. 특히 고가폰에 올인한 애플의 리스크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커브드 엣지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갤럭시노트엣지를 선보였다. 반대로 애플은 기존 대화면 시장에 진출했다. 모바일 결제나 스마트워치도 구글과 삼성 등이 먼저 진출한 시장이다.

이에 새 아이폰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혁신이 없다는 혹평을 받은 반면, 아이폰6가 예약판매 신기록을 세우는 등 한쪽에선 애플워치와 더불어 주로 소프트웨어 면에 대한 호평이 쏟아진다.

코트라 실리콘밸리무역관 관계자는 “2000년 이후 애플은 제품을 출시할 때 시장이 무르익으면 진출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실패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전략”이라며 “우리 기업은 ‘세계 최초’의 전략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는데, 기술인 경우는 의미가 크지만 제품으로 승부할 경우 소비자의 소비 패턴을 파악하고 진출하지 못하면 성공적인 매출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고 조언했다.

올들어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신제품들에서 스펙 경쟁보다 소비자 사용성 개선에 역량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고급형의 차별화 기능과 사용자 경험(UX)을 보급형에도 적용해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한편, 베트남 설비 투자 등을 통한 규모의 경제 확대를 통해 중국 저가폰 경쟁에 대응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김창진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시장이 확대되면서 중저가 제품이 확대되고 자국 시장의 성장을 바탕으로 한 로컬업체들의 점유율 확대는 일반적 현상”이라며 “삼성전자와 같은 제조경쟁력에 바탕을 두지 않는 점유율 상승은 쉽게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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