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효과로 유럽산 원유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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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03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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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한국·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의 체결 이후 국내 정유업계가 유럽산 원유 수입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석유공사가 집계한 정유업계의 2009년과 2014년(상반기) 원유수입 현황을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유럽산(영국) 원유 도입량은 2009년 전무했으나 5년 만에 중동·아시아산에 이어 지역별 도입 비중 3위(5.1%)를 차지할 만큼 증가했다.

중동산 비중은 2009년 84.4%에서 2014년 상반기 85.2%로 소폭 상승하면서 위상을 굳건히 지켰다. 반면 유럽산이 치고 올라오면서 아시아산 비중은 14.0%에서 7.8%로 줄었다.

유럽산 도입이 늘어난 것은, 2011년 7월 한·EU FTA가 발효된 이후 유럽산 석유제품을 국내 도입할 때 붙었던 관세 3%가 철폐돼 가격 경쟁력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해운 운임가격의 하락과 유럽·중동의 원유 수출 경쟁도 유럽산 원유 수입 확대에 부채질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5년간 해운 운임이 급락함에 따라 원거리 운송이 저렴해져 굳이 가까운 아시아산을 고집해야 할 이유가 없게 됐고, 아시아 시장을 두고 유럽과 중동이 경쟁하면서 유럽산이 더 저렴해졌다"고 설명했다.

2012년 불거진 이란산 원유 금수조치도 대체품인 유럽산 수입 비중을 키웠다.

아프리카산은 1.4%에서 1.7%로, 아메리카산은 0.2%에서 0.3%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쳐 큰 변화가 없었다.
남미는 유종이 달라 국내 설비에 투입하려면 전(前)처리 과정을 거쳐야 하는 등의 제약이 있고, 미국은 안보상의 이유로 원유 수출을 40년간 막고 있어 아메리카산을 더 들여오기가 쉽지 않다고 업계는 전했다.

업체별로는 GS칼텍스의 유럽산 비중이 7.1%로 가장 높았고 현대오일뱅크 6.9%, SK에너지 4.3% 순으로 나타났다. 2009년 사우디아라비아산으로 100%를 채웠던 에쓰오일도 올해 들어서는 유럽산 비중을 2.8%로 늘리는 등 다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중동 의존도는 여전히 높았다.
에쓰오일은 사우디 88.6%를 비롯해 중동 지역에서 전체 원유 수입량의 97.2%를 조달했다. 현대오일뱅크의 중동산 비중은 2009년 86.7%에서 올해 87.7%로 증가했고, GS칼텍스는 77.7%에서 85.8%로 업계에서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SK에너지는 유일하게 중동 의존도를 78.8%에서 72.1%로 약간 낮춘 대신 콩고·가봉 등 아프리카산 비중을 2.2%에서 5.8%로 확대했다.

문영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은 "정부와 업계가 수년간 다변화 노력을 했지만 중동의 공급 경쟁력이 워낙 뛰어나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앞으로는 국제석유시장에서 중동 위주의 과점 구조가 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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