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홍보수석에서 '엉클 죠'로 돌아온 이백만의 '두번째 방황이 가르쳐준 것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4-09-02 11:5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메디치미디어 펴냄

                                                                                           [ 이백만 전 청와대 홍보수석]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하루하루를 진실로 사는 사람만이 방황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캄보디아로 훌쩍 떠나며 그가 얼마나 고독했을지 조금은 짐작이 갔다. 떠나기 전 나를 찾아왔을 때 그의 눈은 이전보다 더 깊어 보였다. 이 책은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저자가 세상이 준 이름표를 떼어놓고 캄보디아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살았던 이야기를 담았다. 한 편 한 편 읽다보니 그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훔쳐보는 것처럼 고독한 실천이 놀랍고 감동스럽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나도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성공회 신부, 전 통일부장관)

 '두번째 방황이 가르쳐준 것들' . 이 책에는 신문기자에서 노무현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열심히' 살았던 저자 이백만씨가 캄보디아에서 봉사활동으로 ‘세번째 인생’을 시작한 사연이 담겼다.

 1956년생 베이비부머로 언제나 경쟁 속에서 바쁘게 살아왔지만 지치지 않았던 그가 쉰여덟,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자, '인생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빠졌다고 한다.

‘나는 누구일까’ ‘무엇 때문에 이리도 바쁠까’ ‘내 삶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일까.’

 "딱 1년만 쉬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던 저자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지인과의 연락도 끊은 채 떠났다.  "인생의 마지막 날을 맞이한 것처럼" 캄보디아행을 결심했다.

 왜 캄보디아였을까?.  킬링필드 시기를 지나치긴 했지만, 여전히 혹독하게 가난한 곳이다. '한자리'했던 사람들이 흔히 미래의 도약을 위해 선진국을 찾는것과는 다른 행로다.

  저자는 "두 번째 인생을 위해서는 절대고독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직감했다. 하지만 날아간 캄보디아 봉사단체에서는 아무도 그를 환영하지 않았다. 고령자에 고위 공직자라는 이미지로 궂은일을 잘할 것 같지가 않다는 편견때문이었다.

 그가 마음을 바꿨다. ‘청와대에서 일했던 사람’이란 딱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름부터 ‘엉클 죠’로 바꾸었다. 그는 "개똥이면 어떻고 소똥이면 어떤가"라며  뒤늦은 시작을 위해 몸을 낮추는 법부터 실천했다.

"과거에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먼저 고독의 가치를 알게 되었다. 고독은 나에게 많은 신비함을 체험하게 만들었다. 벤치에 홀로 앉아 눈을 뜨면 분주하게 돌아가는 세상이 보였지만, 조용히 눈을 감고 묵상을 하면 까마득히 멀어져간 내 어린 시절이 생생하게 재현되었고, 돌아가신 어머님과 아버님을 만날 수 있었으며, 먼발치의 예수님을 볼 수 있었다. 평소 보고 싶었던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이 세상의 아름다운 풍경을 모두 구경할 수 있었다. 종종 드넓은 우주가 눈앞에 펼쳐지기도 했다."(/ p.209 )

 낯설고 힘든생활속 '재미'가 찾아왔다. "하루하루를 어렵게 살아가는 가난한 캄보디아 서민들, 그들과 동고동락하는 자원봉사자들, 스스로 좁은 봉쇄구역에 가둔 채 기도와 묵상에 전념하는 가톨릭 수도자(수녀)들, 이들의 삶을 관통하는 공통의 키워드는 ‘재미’였다"

저자는 "재미는 사랑이고, 관심이고, 나눔이고, 봉사다. 그리고 이런 활동에서 우러나오는 보람과 즐거움"이라며  "잠깐 웃고 마는 말초적 오락이나 순간적으로 심신을 흥분시키는 쾌락은 진정한 의미의 재미가 아니다. 관계 속에서 참 가치를 나누고 눈빛만으로도 통하는 마음이 진짜 재미"라고 했다.

 경제전문기자에서 정치인으로 이제 봉사활동으로 인생 3막을 연 그는 이제 신학공부에 빠져있다.앞으로 경제학, 정치학, 신학을 아우르는 책을 출간할 계획도 세웠다.

 "시대의 아픔을 공유하면서 보람 있게 살다가 멋지게 퇴장하고 싶다"는 그는 "돈과 권력은 행복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행복은 재미에 달려 있다"면서 느낌표를 강조한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재미있게 살자!". 1만5000원.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